[인터넷 여성 파워] 야후 코리아 이서주씨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웹사이트들은 시각적인 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제품을 만들 때 실용성이 중요하듯 웹사이트도 사용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편리성이 필수지요. 제 목표는 도움말이 전혀 필요없는 검색 사이트를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야후 코리아 이서주(李瑞周.28.여)대리는 하루 4백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야후 검색엔진 사이트를 사용자들이 좀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로 만드는 일을 맡고 있다.

전문용어로는 UED(User Experience & Design.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전문가로 불린다.

"두세번 클릭을 해야 접근이 가능한 정보를 한번의 클릭으로 끝낼 수 있게 바꾸는 것 등이 바로 UED입니다. 야후 웹페이지가 썰렁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들이 간혹 있지만 이는 바로 사용자와의 원활한 교감이나 속도를 고려한 디자인을 고수하기 때문이죠. "

1994년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李씨는 당초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일이 꿈이었다.

"평면적인 화면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것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웹디자인 일을 접한 뒤 ''내가 원하던 일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느꼈죠. 멀티미디어의 성격을 갖고 있는 인터넷이야말로 새로운 가능성으로 똘똘 뭉쳐진 분야 같았어요. "

95년 아이네트에 입사, 웹디자이너로서의 기본기를 다진 李씨는 자신의 역량을 좀더 발휘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야후 코리아로 이직했다.

李씨는 요즘 UED와 관련한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외국 연구자료 등을 검토하느라 오후 7시인 퇴근 시간은 고사하고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한번은 새벽 3시쯤 퇴근하려다 건물 문이 잠긴데다 경비아저씨마저 자리를 비워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나온 적도 있다고 한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외국생활을 하면서 혼자 있을 때가 많아 TV를 지겹도록 봤다는 李씨는 자칭 ''멀티미디어 신세대''.음악을 들으면 머리 속에서 곧바로 영화와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낸다는 그는 자신이야 말로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잡아가는 인터넷 공간을 설계하는 적임자라고 당차게 말한다.

"벤처기업은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항상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이죠.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서 여성으로서의 섬세함을 살려 반드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야후 코리아의 사보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던 李씨는 "웹디자인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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