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행복지수' 조사해보니

미주중앙

입력

그대 지금 행복한가. 요즘 '신나는 일이 없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실제 LA지역 한인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한국인 미국인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대 한인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불황 속에 사회 초년병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는 본사가 창간 37주년 기획기사 일환으로 지난 9월15일부터 20일사이 LA거주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LA한인들의 행복지수' 결과다. 행복지수는 한국심리학회가 개발한 지표로 자신의 성취와 성격 등의 개인적 요소와 소속집단과 인간 관계 등의 사회적 요소에 대한 주관적인 심리현상을 수치화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LA지역 한인들의 행복지수 평균은 56.25점이었다. 이는 최근 한국심리학회가 조사한 한국인들의 평균 행복지수 61.8점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또 세계인 가치관 조사(Wordl Value Survey)에 나타난 미국인의 행복점수 72.4점(2007년 기준) 보다도 낮았다.

연령별 행복지수는 전형적인 V자를 보였다. 20대의 행복지수는 전체평균보다 2.9점이 높은 59.13점이었다. 하지만 30대는 행복지수가 급락해 52.52점을 보였다.

유경민(34.회사원)씨는 "한국의 경쟁 사회 구조가 싫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왔는데 이곳 생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며 "회사에서 부서나 인력을 줄이는 상황에서 60대 까지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고 도중에 직종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아서 뭘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대로 접어 들면서 기반을 탄탄하게 쌓아야 하는데 경기도 안 좋은데다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유준(32.세리토스) 씨는 "아직 미혼이라서 요즘 결혼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결혼을 해서 하루빨리 심리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민 사회에서 배우자감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어른들은 자꾸 결혼에 대한 압박을 하니까 많이 괴롭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ㆍ조원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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