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검사로 대학 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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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5.6등급, 6월 모의고사 평균 4등급 후반대. 최재식(19·인천 제일고 졸)씨의 고교 시절 성적표다. 이재홍(19·일산 백마고 졸)씨도 6.5등급의 내신성적과 5~6등급의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진학상담 교사로부터 “수도권 대학은 힘들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입시에서 최씨는 세종대 중국학과에, 이씨는 명지대 정보통신공학과에 합격했다. 적성검사 전형을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이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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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단골인 사자성어 정리 필수” #“어려운 문제 1분 이상 풀지 마라”

세종대 최재식씨.


세종대 최재식=“적성검사에는 반드시 출제되는 문제유형이 있어요. 여러 대학의 기출문제를 토대로 자주 출제되는 유형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최씨는 “개념학습에 치중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해 문제유형별 풀이방법을 익히는 데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은 기본개념이 응용돼 출제되지만, 적성검사는 숫자나 단어만 약간 바꿔 매년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낸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면서 취약 부분을 알아내고, 그 부분을 집중공략하는 게 전략이다. 최씨는 문제를 풀면서 어렵게 느껴졌던 ‘피보나치 수열’ 같은 개념을 따로 정리했고, 틀린 문제는 오답노트를 활용했다. 그는 “‘왜 틀렸는지’를 확실히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틀린다”며 “수리영역은 특히 오답노트에 ‘어떤 풀이과정이 잘못됐는지’를 적어놓고, 정확히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수차례 반복학습했다”고 말했다.

언어영역 단골문제로 나오는 문법이나 사자성어도 공책에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다.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단어들만 모아 익혔고, 기출문제에 자주 등장하는 300여 개의 사자성어를 정리한 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외웠다. “풍수지탄·맥수지탄·망양지탄과 같이 음가(音價)가 비슷하지만 뜻이 서로 다른 고사성어와 필부필부·선남선녀·갑남을녀처럼 음가는 다르지만 뜻이 비슷한 사자성어는 출제확률이 높아요. 사자성어는 한자음(音)을 한글로 표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한자음은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명지대 이재홍씨.

명지대 이재홍=“70~100문제를 60~80분 내에 풀어야 합니다. 시간안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죠.”

지난해 명지대 적성검사에서 92.5점(94점이 최고득점)을 받은 이씨는 “쉬운 문제는 10~15초 내에 풀고, 나머지 시간에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1분 이상 잡고 있으면 나머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풀이시간 단축을 위해 그는 EBS 강의와 포털 사이트 카페를 적극 활용했다. EBS 적성검사 강의에서 강사별로 제시하는 풀이과정 간소화 방법을 익히며 자신만의 풀이법을 만들었다. 풀이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유형은 따로 모아 정리했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적성검사 관련 카페 Q&A 코너에는 전년도 적성검사 중심 전형 합격생들이 방문해 자신만의 풀이방법을 공개해요. 그것만 잘 활용해도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어차피 적성검사는 어떤 방법으로든 정답만 맞히면 되거든요.”

시험 1개월 전부터는 일주일에 2~3회차 정도 모의고사를 접하며 본격적인 시간안배 훈련을 했다. 문제를 읽은 뒤 3초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파악했고,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습관을 들였다. “어려운 문제는 난이도별로 ‘상’ ‘중’을 구별해 문제에 적어두고, 쉬운 문제를 모두 푼 뒤 난이도 ‘중’에서 ‘상’ 순서로 다시 풀었어요. 실제 시험에선 OMR카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시간보다 5~10분 빨리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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