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 단일 축구팀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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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12년 런던 올림픽 남녀 축구 경기에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 단일 드림팀’을 출전시키려던 영국 올림픽협회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가 잉글랜드와는 절대 같은 팀에서 뛰지 않겠다며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를 합친 영국(그레이트 브리튼)을 단일팀으로 여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들 4개 지역을 별도의 팀으로 인정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0일 “잉글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이 그들의 ‘정적’과 나란히 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팬들의 감정까지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올림픽협회는 지난 6월 “런던 올림픽 남녀 축구에 GB 단일팀이 출전하기로 역사적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힌 바 있다. GB 단일팀이 출전한 것은 1960년 로마 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스코틀랜드 축구연맹의 최고 책임자 스튜어트 리건은 “우리는 정체성을 지키고 싶은 것”이라며 “GB팀 참여에는 관심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그러나 잉글랜드 축구연맹은 “런던 올림픽에 GB 단일팀이 출전하지 않는 것은 캐나다가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아이스하키팀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IHT는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는 올림픽을 위해 팀을 하나로 통합하면 나중에 FIFA가 월드컵이나 유럽 챔피언십에서도 단일팀 출전을 요구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국제 축구 규칙을 정하는 위원회에서 자국의 의석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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