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 ‘어리다고 놀라지 말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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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치마를 입은 로리 매킬로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 RTJ 골프트레일에서 열린 LPGA 투어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17언더파로 5타 차 우승을 차지한 렉시 톰슨(미국) 이야기다. 어려서부터 ‘제2의 미셸 위’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LPGA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US오픈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운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비교할 만한 기록적인 우승이었다. 톰슨의 나이는 16세 7개월 8일이다. 폴라 크리머(25·미국)가 보유하고 있던 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18세 9개월) 기록을 2년 이상 경신했다. 크리머는 경기가 끝난 뒤 톰슨에게 “내 기록을 깰 선수는 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톰슨이 LPGA 투어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톰슨이 태어난 1995년이 타이거 우즈(35·미국)가 메이저 대회에 데뷔하던 해라면서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톰슨은 어려서부터 유명했다. 1m80㎝의 키에 미셸 위(22·미국)에 버금가는 장타를 쳤다. 큰 오빠 니컬러스와 작은 오빠 커티스 모두 골프 선수다. 어릴 적 오빠들과 골프를 하면서 지는 사람이 설거지나 청소 등을 하는 내기를 했는데 렉시 톰슨은 이길 때가 더 많았다고 한다. 큰 오빠 니컬러스는 “승부욕은 렉시가 가장 강했다”고 말했다.

 만 12세이던 2007년 US여자 오픈 예선을 통과해 최연소 기록을 남겼고 14세부터 아마추어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톰슨과 함께 라운드를 한 그레그 노먼(56·호주)은 “그 나이에 저렇게 완벽한 스윙을 하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 10대 중반 때의 타이거 우즈보다 낫다”고 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지난해 6월 프로로 전향했으나 큰 활약은 못했다. LPGA의 새 커미셔너가 학교를 그만두고 일찍 프로가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톰슨을 회원으로 받지 않았다. 초청으로 드문드문 대회에 나오면서도 그래도 꾸준히 성적을 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했다. 올해는 에브넷 클래식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 무너진 아픔도 가지고 있다. LPGA는 내년 톰슨에게 회원 자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내년 LPGA 투어에서는 미셸 위, 청야니, 톰슨이 한국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LPGA 투어 통산 100승 달성은 또 미뤄졌다. 역전 우승에 도전한 이미나(30·KT)는 9언더파 공동 6위로 내려앉았고 재미동포 티파니 조(25)가 12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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