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대책은 '부지런한 예방'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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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H'', ''멜리사, ''에볼라'', ''러브''...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한 번쯤 들어 봤음직 한 이름들이다. 이들은 다름아닌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쳤던 컴퓨터 바이러스들. 컴퓨터 사용자들은 언제까지 컴퓨터바이러스에 피해를 입고 난 뒤 ''사후약방문''격으로 지금처럼 ''방어''에만 급급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컴퓨터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백신도 생물학적인 백신과 마찬가지로 병원균이 나와야 완벽한 백신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 측은 "최근 미확인 컴퓨터바이러스 진단 백신을제공하는 업체도 있지만 진단결과 바이러스가 아닌 ''오진''의 경우가 많아 신뢰도가떨어진다"며 "백신 하나로 비슷한 유형은 치료가능하지만 ''만병통치''를 할 수 있는백신개발은 아직 회의적이다"고 밝혔다.

최근 바이러스의 추세는 과거 파일만 감염시키는 단순 바이러스 뿐 아니라 러브바이러스처럼 바이러스면서 기억장치 안에서 자가복제를 하는 ''웜(Worm)''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거나 해킹에 쓰이는 ''트로이 목마''의 피해를 겸한 복합적 바이러스가 출몰하는 추세다.

또 이번 ''러브''처럼 VBS(Visual Basic Script)등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 언어로도 치명적인 원형 또는 변종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어 앞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등 악성프로그램이 더 만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종바이러스란 원형 바이러스 소스코드를 약간만 고쳐 초기 메시지 등 외형만 다를 뿐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바이러스를 뜻하지만 최근들어 원형보다 큰 피해를입히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 소장은 "장기적으로 인터넷으로 생활패턴이 바뀌게 되면 인터넷을 이용해 밥을 짓도록 할 경우 밥을 태우는 바이러스처럼 인터넷 회선을 타고 생활에 역작용을 일으키는 인터넷 바이러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컴퓨터바이러스가 e-메일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을 가진만큼 모르는 사람에게 온 메일 현혹적인 제목의 첨부파일 제목없이 첨부파일만 있는 메일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연구소 측은 또 "e-메일을 열어 보기 전 최신 백신프로그램으로 부지런히 파일을 체크해보는 습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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