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아시아인대회 최고상 받은 몽골인 어유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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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래의 아시아를 이끌기 위해선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교류재단이 주최한 제 1회 미래아시아인대회에서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과 몽골대사상을 동시에 수상한 어유리(서울 오주중 3사진)양의 말은 당찼다. 외교통상부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미래 아시아의 역할을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초등 5~6학년과 중·고등학생 400명이 참가했다. 다문화가정 자녀 16명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일반과 다문화가정 전형으로 나눠 ‘타 국가에 대한 적극적 개방성과 포용성을 갖기 위한 우리의 자세와 방안’이라는 주제로 향후 아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에세이를 작성하고 발표했다. 2004년부터 7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몽골 출신의 어양은 다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던 어양이 이 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사람들에게 몽골을 알리기 위해서다. “친구들이 ‘몽골에도 물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어양은 그때 받은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후 어양은 한국에 몽골을 알리고 두 나라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에서 단 한 번도 다문화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어양은 “교육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회 심사를 맡은 단국대 김기선 교수는 “어양이 한국어와 몽골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했을 뿐 아니라, 몽골과 한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며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어양은 “상을 받은 것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이어 “앞으로 학업에 더욱 힘써 몽골과 한국이 미래의 아시아를 함께 이끄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한국교류재단은 앞으로도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강승현 기자 byhu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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