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용돈 벌고, 아빤 골프채 횡재 … ‘위아자’로 가족소풍 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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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6일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리는 나눔장터에 가져 갈 물건을 들어 보이고 있는 ‘위아자’ 단골 가족들. 왼쪽부터 장재영·재성 남매와 김윤선·장경석씨 부부, 유수현·정섭 형제와 김애란·유동진씨 부부. 장재성군은 “장터 갈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여러 명이 사려고 덤비면 가격을 조금 올리고, 반대로 찾는 사람이 별로 없을 땐 값을 깎아 주지요. 물건을 팔고 사면서 흥정하는 법을 배웠어요. 가수들 기증품 경매는 구경하는 것 만으로 재미 있어요.”

 다음달 16일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가를 신청한 전주 서천초등학교 5학년 장재성(11)군은 “장터에 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재성이는 여동생(재영·10·서천초 4)·아빠(장경석·46·SK텔레콤)·엄마(김윤선·39) 등과 지난 2005년부터 빠짐없이 참여한 ‘단골 장돌뱅이 가족’이다. 올해는 그리스·로마 신화, 삼국지 등 만화책과 헬로키티 도장, 연필깎이, 미니수첩, 필통 등을 가지고 나갈 계획이다.

 학교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재성이는 지난해 이동국 등 현대모터스팀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 간 축구공을 구입해 동네 친구들에게 뽐냈다. 아빠도 명품 골프채(드라이버)를 10만원에 산 뒤 “횡재했다”며 즐거워했다. 재성이는 “박지성처럼 한국을 빛내는 축구선수나 남을 돕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며 “올해는 친구들을 이끌고 장터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유정섭(14·서신중 1)·수현(11·한들초등 4)형제 가족도 5년째 빠짐없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정섭이는 “안 쓰는 장난감·책·옷 등을 내다 팔아 번 돈의 일부는 이웃돕기에 기증하고, 나머지로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모자·운동화 등을 사겠다”고 밝혔다. 특히 즉석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신문을 제작해 주는 ‘가족신문 만들기’코너는 놓치면 안될 곳이라고 추천했다. 아빠인 유동진(50·전북대) 교수는 “나눔장터는 요즘 아이들이 푼돈이라고 깔보는 100원·1000원의 소중한 가치와 경제관념을 깨우쳐 주고, 나눔과 재활용의 의미를 심어주는 산교육장”이라며 “재미있는 문화공연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어 가족소풍 장소로 안성맞춤이다”고 말했다.

 ◆전주 위아자 나눔장터=중앙일보·jTBC와 전북도·전주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주 위아자 나눔장터’는 다음달 16일 낮 12시부터 4시간 동안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린다. 위아자는 빈곤층 아동을 지원하는 위스타트(We Start), 재활용품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 등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사회공헌 활동 세가지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올해의 주제는 ‘사랑온도 UP, 지구온도 DOWN’이다. 참가자들은 집에서 안쓰는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고, 수익금의 절반 이상을 빈곤아동을 위해 기부한다. 이웃사랑과 환경보호 등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함께 열린다. 스타·명사들의 기증품을 경매하고, 난타 등 공연도 즐거움을 더한다. 가족단위의 개인장터 200~300개, 기업·기관 등이 참여하는 단체장터 30~40개를 설치한다.

 참여신청은 위아자 홈페이지(weaja.joins.com)나 아름다운가게 전주 서신점(063-286-3004)·모래내점(253-5001)·평화점(286-3010).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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