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자동차 딜러’ 3전4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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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태진 사장

SK네트웍스가 자동차 딜러 사업 3전4기(三顚四起)에 도전한다. 이 회사는 이달 초 한국GM의 충청·호남 광역 딜러로 선정됐다. 이 지역 약 60개 매장에서 쉐보레를 판매한다.

 이 회사가 한국GM의 광역 딜러를 따낸 것은 올 초 김태진(50) 에너지앤카컴퍼니(CIC) 사장이 부임하면서다. CIC는 SK네크웍스의 사업 부문이다.

 SK그룹 인사 전문가인 그는 최태원(51) 그룹 회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며 지난해까지 SK의 중국 사업을 총괄했다.

 종합무역상사와 석유 유통이 주력인 SK네트웍스가 자동차 딜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주유소와 연계해 자동차 경정비를 하는 스피드메이트 사업을 확장하면서다.

 첫 도전은 20001년 수입차 렉서스 딜러로 시작했다. 렉서스 판매 돌풍으로 서울 방배동 전시장은 호조였다. 하지만 2년여 만에 암초를 만났다. 2003년 상반기 터진 SK글로벌(이 회사의 전신) 비자금 사태다. 마침 자동차 사업 확장을 이끌던 정만원 사장(현 SK 부회장)이 그해 9월 SK네트웍스 대표로 취임했지만 도요타코리아로부터 비자금 사건을 이유로 딜러권을 박탈당했다. 이에 정 사장은 ‘불공정 행위’라며 소송을 제기, 도요타로부터 합의금 30억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알토란 같던 렉서스 사업은 끝내 접어야 했다. 그사이 국내 수입차 업계는 크라이슬러·재규어·랜드로버·닛산·인피니티·아우디·푸조·볼보까지 8개 브랜드로 볼륨이 커졌다.

 2006년 달러 환율이 900원대인 원화 강세에 접어들자 SK네트웍스는 두 번째 수입차 판매 시장을 노크했다. 이번엔 벤츠·BMW·렉서스 같은 고급차를 미국에서 수입해 공식 딜러보다 더 싸게 파는 병행 수입 비즈니스 모델을 택했다. 2007년 11월 ‘S모빌리언’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두 개의 매장을 냈다. 기존 수입차보다 최소 10% 이상 저렴해 사업은 순조로웠다.

 2009년 자동차 사업을 맡았던 이창규 사장은 SK네트웍스 신임 대표 이사로 취임했다.

 하지만 이 역시 얼마 안 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발목을 잡혔다.

 그 대신 새롭게 꺼내든 카드가 바로 한국GM의 딜러다. 국내에 대규모 매장을 보유한 한국GM은 현대·기아나 르노삼성과 달리 자체 영업조직을 갖지 않고 미국식으로 판매를 딜러에게 위탁한다.

 이 사업을 맡은 권세진 상무는 “스피드메이트 경정비와 연계해 판매부터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토털 카라이프 전략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중국 같은 해외시장에서도 이 사업 모델을 적용해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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