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정보기기 기능 합친 '퓨전상품' 돌풍

중앙일보

입력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던 중 전화가 오면 이어폰이 알아서 휴대폰 모드로 바꿔준다.

집에 와서 PC를 켜면 모니터에 오디오 사진이 뜨면서 음악이 나온다. 팩스를 받거나 사진을 스캔할 때도 프린터 한대면 된다.

TV를 켜면 최대 13개의 화면이 나타나, 쇼 프로그램을 보면서 인터넷 서핑을 한다. 뉴스를 보다 말고 인터넷 화상전화를 걸 수 있는 멀티미디어TV도 있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복합기능 전자제품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생활 풍속들이다.

가전제품과 정보기기의 기능을 합쳐 놓은 퓨전 제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최근 선보인 복합형 퓨전 제품의 특징은 뛰어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 사용상의 편리함이 특징. 신세대의 취향과 생활방식 변화에 맞춘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인다.

무엇보다 PC나 인터넷과 결합해 가전제품과 정보기기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들이 잘 팔린다.

''융합'' 과 ''접속'' 이 새로운 정보가전제품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이달 중순 시장에 나올 다기능 멀티이어폰 이어플러스. 벤처기업인 아이텔미디어(http://www.itelmedia.co.kr)에서 만든 이 제품은 휴대폰.오디오.인터넷전화용 헤드셋의 기능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오디오음이 꺼지고 전화 벨소리로 연결된다.

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휴대폰, 오디오용 이어폰을 함께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벌써 예약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를 하나로 모은 MP3폰▶프린터에 오디오 기능과 라디오가 결합된 제품▶PC와 연결해 다양한 부가기능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LCD화면이 달린 고급형 냉장고 등 다양한 복합제품을 내놓았다.

이중 오디오 겸용 프린터는 내놓자마자 일반 프린터와 비슷한 규모로 팔리고 있는 인기 품목.

PC와 연결되도록 만든 신개념 오디오 ''아지트'' 도 흥미롭다.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 오디오를 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는데다 게임.영화 등을 즐길 때 고급 오디오의 음질을 감상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LCD화면을 부착한 지펠 냉장고도 화제작이다. 가격이 비싸 많이 팔리진 않지만 차세대 가전제품의 갈 길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융합형 제품은 가격경쟁력.공간활용성이 뛰어나 독신자와 청소년층에 인기가 높다" 며 "특이한 제품을 통해 기술.디자인면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고 말했다.

대우전자의 대표적인 융합형 상품은 인터넷TV와 멀티미디어TV. 평면TV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더한 인터넷TV는 리모컨을 통해 자유로운 인터넷 서핑이 가능하다.

최대 13개까지 화면을 나눠 TV.인터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현재 미국에 수출 중인 멀티미디어TV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판다.

인터넷TV 기능에 화상 통화나 채팅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일체화한 형태로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LG전자는 오디오 분야에서 고기능의 복합형 제품들을 팔고 있다. 지난달 개발한 디지털오디오CD레코더(ACDR)가 대표적인 작품. PC 등에 많이 장착되는 CD-R, CD-RW 기능을 오디오와 결합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CD나 테이프에서 원하는 곡을 골라 빈 CD에 녹음할 수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5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테크노마트의 박상후 홍보팀장은 "복합형 가전제품은 뛰어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다" 며 "음악.패션.음식 등에서 성공했던 ''퓨전'' 장르의 영향도 크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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