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할인점 막판 떨이-'땡처리' 한창

중앙일보

입력

바겐세일이 끝난 일부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땡처리' 가 한창이다.

유명 브랜드 의류를 정가의 10%에 파는 곳도 있다.

땡처리란 재고를 헐값에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과정을 돌고 돌아도 안팔린 상품을 막판에 떨이하는 행사다.

2~3년 된 재고를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땡처리는 주로 부도가 났거나 급전이 필요한 의류업체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한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업자들도 있다. 행사는 주로 할인점.백화점.호텔 등의 여유공간에서 한다.

◇ 옷의 일생〓일정기간이 지나면 신상품을 20~30% 세일한다. 여기에서 안팔리면 아웃렛 매장으로 간다. 보통 50% 할인한 값에 판다.

아웃렛에서도 안 팔린 상품들은 땡업자들에게 넘어간다. 정가의 5~10% 정도에 넘겨진다. 아예 무게를 달아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

땡업자들은 의류 상태에 따라 가격을 매긴다. 마진을 붙여 정가의 10~20% 수준으로 책정한다.

30만원짜리 여성정장의 경우 상태가 좋으면 3만원 정도에 팔기도 하지만 5천원 미만에도 판다.

여기서도 팔리지 않으면 2차 '땡' 을 거친다. 지방을 돌거나 손수레 행상 등을 통해 '단돈 1만원' 신세가 된다.

이같이 6~10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옷은 생명을 다하게 된다.

부도업체의 물건은 곧바로 아웃렛 매장으로 넘어가 같은 유통단계를 거친다.

한 땡처리업자는 "국내 땡처리 의류시장이 연간 1조원 가까이 된다" 며 "최근에는 의류 제조업체들이 가급적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어 3~4년 뒤면 땡처리시장은 급속히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 어디서 하나〓특정장소에서 짧은 기간에 판매된다.

서울명동 메트로미도파와 경기도 분당 킴스클럽 서현점 등 수도권 곳곳에서 땡처리 행사가 진행 중이다.

메트로미도파는 2~6층 매장에서 오는 14일까지 '미도파 명동 유명브랜드 고별전' 이란 이름으로 땡처리를 한다.

기존 매장의 업체들이 나간 자리를 땡업자들이 빌린 것이다.

이들 제품은 1998년에 생산한 제품에서부터 올해 초에 출시한 것까지 다양하다. 값은 60~90% 할인한 수준이다.

경기도 분당 킴스클럽 서현점 7~10층에서는 18일까지 '눈물의 고별전' 이란 이름으로 땡처리 행사를 한다.

이월상품을 70~80% 할인판매한다.

그밖에 서울 시내 땡처리매장으로는 화곡동 할인점 세이세이.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을지로3가 진양상가.창동 농협물류센터 지하 1층.스위스그랜드호텔 스위트아케이드 등이 있다.

◇ 주의할 점〓행사를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비교적 믿을 수 있는 공간을 빌려 할 경우에는 백화점을 통해서라도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땡업자들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환불.교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품이 여러 행사장을 거치다 보니 불량품이 생길 수 있다. 꼼꼼히 살펴 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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