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꿈나무]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정말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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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 엄마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허은미 옮김, 웅진주니어, 26쪽, 8500원

특별한 손님

안나레나 맥아피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허은미 옮김, 베틀·북, 32쪽, 9000원

명성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닌 모양이다. '고릴라''돼지책''미술관에 간 윌리' 등 국내에 소개된 책마다 아동서로는 '상당한 대박'인 1만~2만부 판매를 기록한 영국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얘기다.

4세에서 7세까지 어린이를 겨냥한 '우리 엄마'는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미소짓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스물한 장 각각의 그림에 간단한 문장 한 두개씩을 연결지어놓았을 뿐인데도 감동의 깊이와 메시지의 묵직함은 간단치 않다.

책은 각 그림과 그에 대한 짧은 설명을 통해 엄마의 여러 면모를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다. 물론 모든 그림의 주인공은 엄마다. 책의 어린이 화자는 거울을 들여다 보며 화장에 열중하고 있는 엄마를 가리켜 훌륭한 화가라고 능청떤다. '코뿔소처럼 튼튼해요. 정말 정말 정말 멋진 우리 엄마'라는 문장에는 엄마가 애용하는 천으로 된 리본을 코에 두른 코뿔소 그림을 붙여놓았다.

'특별한 손님'은 이혼한 아빠와 단둘이서 살며 조용하고 단조로운 생활에 익숙해진 케이티가 아빠의 새 여자친구인 메리 아줌마와 그녀의 아들 션이 끼어들어 왁자지껄해진 집안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다가 정작 그들이 떠나자 그리워하게 된다는 어딘지 익숙한 줄거리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으로 빛이 난다. 글쓴이는 다른 사람이다. 매우 사실적이다가도 때론 단순하고, 경우에 따라 장식적이기도 한 브라운의 다채로운 그림들이 무엇보다 큰 기쁨을 준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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