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조명·지열 난방 … 대학에 녹색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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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전문대학 칠곡캠퍼스 지하 1층 지열냉난방 기계실에서 이 대학 최영태 그린에너지연구소장이 지열냉난방 작동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칠곡군 지천면 송정리 영진전문대학 칠곡캠퍼스. 교문 옆에 우뚝 선 풍력발전기 4기가 힘차게 돌아간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건물 창문에 독특한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태양전지판이다. 다양한 색상의 문양이 새겨져 눈길을 끈다.

 환경부가 최근 ‘저탄소 그린캠퍼스’로 선정한 칠곡캠퍼스의 모습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계명문화대학과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도 함께 선정됐다. 대학에도 신재생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칠곡캠퍼스에는 풍력·지열·태양광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칠곡캠퍼스는 기계·전기·전자계열 등의 학생이 공부하는 곳이다. 북구 복현동의 본교가 좁아 이곳에 새 캠퍼스를 만들었다. 현재 완공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짜리 인제니움관(전체 면적 8075㎡)과 토털테크노센터(8363㎡) 등 2개 동이다. 인제니움관은 신재생에너지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건물 앞 벽 4∼5층에 가로 1.2m, 세로 3m짜리 태양전지판 32개가 설치돼 있다. 발전 용량은 10.24㎾. 전지판에는 센서가 설치돼 햇빛을 따라 움직인다. 독특한 것은 태양전지판의 색상이다. 다양한 색상의 무늬를 새긴 햇빛 반사 방지막을 입힌 것으로 이 대학이 개발했다. 최영태 그린에너지연구소장은 “일반적인 청색의 반사 방지막보다 효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건물의 미관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판에서 생산된 전기는 실내 조명등을 밝히는 데 사용된다. 지열냉난방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건물 앞뒤에 각각 지름 30㎝짜리 파이프 160개를 150m 깊이로 박았다. 여기에서 평균 15도인 지열을 뽑아 냉난방에 활용한다. 건물 유리창에는 복층 유리를 끼웠다. 또 열 회수 환기시스템을 설치해 실내 온도 변화없이 환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시설 덕에 냉방에너지의 59%, 난방에너지의 70%를 절약하고 있다. 대학 측은 인제니움관 옥상에 온수공급용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옥상에 잔디를 깔고 소공원을 만들어 태양열 흡수율을 낮추도록 할 계획이다.



 이 건물 1층에는 신재생에너지 전시체험실도 있다. 핸들을 돌리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 불이 켜지는 등 다양한 체험장비가 마련돼 있다. 장영철 총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서 교육도 할 수 있도록 캠퍼스를 꾸몄다”며 “학교를 에너지 교육장으로 개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계명전문대학은 주차동 옥상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발전 용량 99㎾ )을 하고 건물절전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교내에 숲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캠퍼스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학은 개교 50주년을 맞는 내년 ‘글로컬 에코 캠퍼스 21’ 선포식을 열고 그린캠퍼스 조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저탄소 그린캠퍼스=신재생에너지 이용 등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에 앞장서는 대학을 말한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올해 전국 10개 대학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선정 대학에는 3년간 1억2000만원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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