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CIH바이러스 피해 약 12억원 집계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6일 악성 CIH 컴퓨터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한 피해액은 약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일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소장 안철수)에 따르면 지난 4월26일 CIH바이러스에 감염돼 피해를 입었다고 안철수연구소에 신고된 PC는 총 2천131대로 집계됐다.

이들 피해PC에 대한 하드디스크 복구 및 메인보드 교체 비용을 환산하면 약 3억8천만원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안철수연구소외에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한국정보보호센터와 하우리, 시만텍등에 신고된 피해PC를 합할 경우 국내에서의 총 피해규모는 약 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약 30억원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해 4월26일에 비해 3분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나 아시아안티바이러스연구협회(AVAR)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 중국, 일본,호주, 말레이시아 등에서의 피해는 각각 10건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리나라가 CIH피해 규모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단순히 복구비용만 계산할 경우 12억원의 피해액에 그치지만 이로 인한 업무중단이나 정신적 피해 등의 손실을 고려할 경우 피해규모는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를 당한 PC는 단체소속 1천20대, 개인용이 1천111대로 비슷하지만 단체의 경우 신고를 꺼리거나 소속단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개인이라고 신고하는 경우도 많아 단체 소속 PC의 피해대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안철수연구소는 분석했다.

특히 단체의 경우 중소기업의 피해가 64.7%로 가장 많았고 학교(15.4%), 공공기관(14.7%), 대기업(4.3%), 금융기관(0.9%)순으로 피해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는 "정보통신부를 비롯해 백신업체 등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서 CIH 대비에 관한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면서 "이는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창업붐을 통해 신설된 벤처기업들이 미처 바이러스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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