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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는 통기타 〈낭만에 대하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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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용 가요쇼 아니면 장.노년층용 트로트쇼(가요무대)밖에 없던 TV에서 처음으로 30, 40대를 위한 본격 포크.발라드 쇼를 선보인다.

KBS2TV가 5일부터 금요일 밤 12시20분 방송하는 '낭만에 대하여'.

10대 댄스가수들에 밀려 설 무대를 잃었던 1970년대 포크가수들과 80년대 발라드 가수들이 출연해 음악과 삶을 들려준다.

첫회에서는 송창식이 '상아의 노래' '고래사냥' 등을, 서유석이 '타박네' 를 연주하고 김세환.강은철.장은아가 '스탠드 바이 유어 맨' '솔리타리맨' 등을 들려준다.

'미사리 문화' 가 브라운관에 옮겨진 형국이지만 신세대가수 애즈원이 동백아가씨' 를 부르는 등 젊은 가수들의 리메이크 코너도 있어 신.구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제작진은 70, 80년대 가수들과 이들의 옛노래를 소화할 수 있는 가창력있는 90년대 가수 1백여명의 리스트를 선정해놓고 있다.

진행자인 전영록은 5만편에 달하는 개인 소장 뮤직비디오를 노래가 연주되는 가운데 배경으로 깔 계획이다.

이 프로의 매력은 특히 우리 가요의 르네상스였던 80년대 발표곡들을 음악성 중심으로 조명하는 최초의 프로라는 점이다.

80년 조용필의 재등장에서 92년 서태지 출현 이전까지로 포괄되는 80년대 가요는 조용필.이용.이선희.변진섭 등 주류스타들과 들국화.해바라기.유재하.신촌블루스등 등 언더그라운드 출신 가수들이 공존하며 풍부한 콘텐츠를 양산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으나 방송의 홀대로 시청자와 연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 '낭만에 대하여' 는 그 새로운 가교가 되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작진은 김민기.김정호.유재하등 70.80년대 가요를 관통하는 주요 인물들의 트리뷰트 특집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요일 밤12시대라는 사각지대에 편성된 점은 모처럼 참신한 프로를 내놓았다는 평가를 깎아내리게 만든다.

이와 함께 과거 지명도 높았던 가수들만 출연시키지 말고 현재 포크계에서 활동중인 재능있는 신인도 자주 출연시켜야 프로의 의의가 살 것이란 지적도 있다.

흘러간 가수들의 리메이크만 계속되면 나이만 젊은 '가요무대' 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영규 PD는 "70, 80년대의 노래는 휴머니즘이 강했고 가사의 문학성도 높았다.

이같은 미덕을 최대한 강조할 계획" 이라며 "30, 40대가 주타깃이지만 노래다운 노래를 원하는 10, 20대도 아우르는 음악 프로를 지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낭만에 대하여' 는 격주로 일요일 오후 2시와 오후 4시에 여의도 KBS사옥에서 공개방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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