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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전자상거래가 뭐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오랜 만에 퀴즈를 하나 풀어볼까요?

<문제는 '다음의 설명들은 무엇에 관한 것일까요'입니다.>

①1989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탄생했습니다.
②아마존·e베이·프라이스라인 등이 유명하지요.
③B2B·B2C·C2C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④이것을 하려면 신용카드나 전자화폐가 필요합니다.
⑤이 때문에 배달업체는 신이 났지만 물건을 파는 대리점들은 울쌍입니다.

<문제가 좀 어려웠나요? 답은 바로 '전자상거래'입니다>.

아마존은 인터넷으로 책을 파는 곳,e베이는 인터넷에서 경매를 하는 곳이며,프라이스라인은 세계 처음으로 '역(逆)경매'를 특허로 등록한 회사입니다.

모두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지요. B2B·B2C 등은 전자상거래의 종류이구요.

①번이나 ②번만 읽고 정답을 맞췄다면 이미 전자상거래의 기초 지식은 갖췄다고 자랑해도 됩니다.

아마 부모님이나 선생님 또는 다른 어른들을 통해서 전자상거래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거예요.

요즘 하루가 다르게 전자상거래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답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도대체 전자상거래가 뭐길래 기업들이 흠뻑 빠져들고 있을까요?

자,지금부터 궁금증을 하나 하나 풀어봅시다.

전자상거래를 영어로는 ‘Electronic Commerce’라고 합니다.이를 줄여서 ‘e-Commerce’ 또는

'EC'라고도 하지요. 'Electronic’은 '전자의', 'Commerce’는 '상업·거래·통상·교역'이라는 뜻이랍니다.여기서 말하는 '전자'는 컴퓨터,특히 인터넷을 의미합니다.

인터넷이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해서 전화나 편지를 주고받는 것 처럼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알지요?

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팔거나 서비스를 주고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인터넷을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전자상거래도 요령만 알면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친구 생일을 맞아 책을 한권 선물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지요? 우선 책방에 가야지요.

그 다음 책이 꽂혀 있는 진열대를 쭉 둘러본 뒤→선물하고 싶은 책을 골라→카운터에 가서→돈을 내고→책을 건네 받은 뒤→친구네 집에 찾아가 전해주는 게 통상적인 방법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서점까지 가야 하고, 또 그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하면 다른 서점에 다시 가야 하는 등 품이 꽤 듭니다.

이럴 때 인터넷을 할 줄 알면 컴퓨터를 켜놓고 책상 앞에 앉아서 '클릭' 몇번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간 뒤 책을 파는 사이트를 찾아가 컴퓨터 화면에 뜬 책 소개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 뒤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로 셈하면 이 책 파는 곳(사이버 서점)에서 친구네 집에 배달까지 해주지요. 이것이 바로 전자상거래입니다.(전자화폐는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전자상거래에 대해 전 세계가 인정하는 통일된 정의는 아직 없습니다.용어도 나라마다 다릅니다.아시아권에서 우리는 '전자상거래'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オンライン(온라인)販(판매)'라고 부릅니다.

대만은 '電子商務(전자상무=전자로 하는 장사 업무)’,홍콩은 '網上購物(망상구물=인터넷이라는 망을 통해서 물건을 사는 것)’이란 말을 씁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인터넷에서의 판매’라는 뜻인 ‘perjualan melalui internet’라는 용어를 씁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뿐 아니라 전화·TV·케이블TV·CD롬을 이용한 거래까지 포함하는 뜻으로도 전자상거래가 쓰입니다.이렇게 복잡하지만 아직까진 그냥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전자상거래’라는 용어는 1989년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라는 국립 연구소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거래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는 기업끼리 또는 정부와 기업간 자료나 물건을 교환한다는 의미로 주로 썼지요.

그런데 90년대 들어 인터넷 사용이 늘고,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거래규모나 종류가 급격히 늘었어요.

전자상거래는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해서 윈·원(Win·Win)게임으로도 불립니다.

손님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쇼핑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파는 입장에서는 대리점이나 직판점 등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물건을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 있어 경비를 줄일 수 있지요.

또 사이버 세계는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안방에 앉아서 미국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쇼핑한 뒤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판매와 구매가 가능합니다.

국가간 장벽이 없어 한국 기업이 인터넷으로 미국 업체에 물건을 수출하는 '이버 무역'도 최근 활발합니다. 중소기업도 제품만 좋으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단숨에 홍보할 수 있어 전저상거래는 작은 기업이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땅'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파는 아마존은 번듯한 매장이나 진열대 하나 없지만 해마다 수억달러씩을 파는 세계 최대 서점입니다.

미국의 큰 전자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은 96년부터 구매 시스템을 전자거래로 바꾼 뒤 인건비를 30%,구매 비용은 20%를 줄였답니다.

전자상거래는 이렇게 여러가지로 쓸모가 있지만 값을 치루고 물건을 건네받는 것이 숙제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물건을 선택하더라도 판매업체에 찾아가 돈을 내거나 물건을 받아와야 한다면 불편하겠지요.

그래서 대금은 신용카드로 결제(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돈이 빠져나감)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최근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전자화폐'라는 게 새롭게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거래은행의 계좌에서 인터넷 안에 설치된 계좌로 돈을 옮겨받은 뒤 고객이 물건을 살 때마다 대금을 판매업체의 계좌로 인터넷을 통해 보내는 방식이 있지요.

또 공중전화카드와 비슷한 카드를 미리 돈을 내고 산 뒤 이 카드를 컴퓨터나 카드인식기에 넣고 사용할 때마다 돈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배달은 판매업체에서 직접 하거나 배달 전문업체에 맡깁니다.배달해야 할 물건이 많자 '집이나 사무실까지 배달해준다'는 택배업체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고속버스부터 비행기까지 동원해 전국을 12시간안에 배달해주고, 늦게 배달하면 물건 값을 환불해주는 등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면 전자상거래 때문에 울쌍을 짓는 곳도 있읍니다. 대리점이나 납품업체가 대표적이지요.

손님들이 집에 앉아서 컴퓨터로 물건을 사면 대리점이나 상가에 가지 않아도 돼 이들 업체로선 고객을 빼앗기는 셈이지요.

그래서 자동차나 가전제품 회사들은 수십년동안 거래해온 대리점이 망할까봐 아직 인터넷 판매를 본격 시행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또 대기업이 인터넷을 이용해 전 세계 업체를 상대로 부품을 구매하면 고정적으로 납품해온 중소 협력업체들은 거래선을 잃게 됩니다.

비행기 회사들이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팔자 여행사들이 비상이 걸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같이 인터넷은 생활 패턴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촉매가 되고 있지요.5천만명이 사용하는데 걸린 기간이 라디오는 38년,전화가 25년, TV 13년, 케이블 10년인데 비해 인터넷은 5년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3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도 인터넷 인구가 지난해말 1천만명을 넘었습니다. 이제 인터넷을 모르고선 살기 어려운 세상이랍니다.

자, 우리 함께 컴퓨터를 켜고 클릭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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