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역 'COM 광고' 열풍

중앙일보

입력

90년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 개막식이 펼쳐졌던 노동자체육장(工人體育場)의 북문 앞 버스 정류장 광고판은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징지우(京酒)' '얼궈터우(二鍋頭)' 등 술 광고 일색이었다.

대신 이 자리를 차지한 것은 '신랑왕(新浪網) (http://www.sina.com)' 등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의 깔끔하고 산뜻한 네티즌 유혹 광고.

광뚱(廣東)성의 경제 특구인 선전(深□) 양광(陽光)호텔 앞. 대형 광고판 5개중 4개가 인터넷 관련 광고다.

지난해 7월 베이징 지하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인터넷 업체들의 광고는 이젠 지하철 전체 광고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 신문들도 즐거운 비명이다.

'닷컴' 광고가 몰려 들며 경영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광저우(廣州)의 최대 석간인 양청완바오(羊城晩報).

지난4월3일부터 1주일 동안 6가지의 닷컴 광고로 무려 84만7천7백80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광고 수입중 많게는 30%, 적어도 15% 이상을 이 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광고로 올릴 전망이라는게 양청완바오의 예상이다.

네티즌들의 수가 6개월마다 두배로 급증하는 중국은 최근 인터넷 업체들의 사활을 건 광고 전쟁에 빠져들고 있다.

룬신(潤迅)통신발전공사의 브랜드 홍보 담당 가오페이(高飛)가 밝히는 한 인터넷 업체의 광고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엔젤 투자가로부터 받은 8백만위안중 1백만위안을 기술개발과 인건비로 쓰고 나머지 7백만위안을 광고에 쏟아붓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닷컴 광고 열기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생존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초 2백개에도 못미쳤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수가 1년만에 3배인 6백여개로 늘었다.

네티즌들에 자신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선 광고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 업체들의 광고가 단순 광고로만 그치고 있다는데 있다.

시사지 선전저우칸(周刊)는 "존재를 알리는 광고에서 효과를 평가하고 궁극적으로 상장으로까지 연결하는 일관된 광고 전략이 없다" 고 분석했다.

올해 닷컴광고 비용으로 추정되는 약7억위안 중 상당액이 외국 엔젤 투자가의 몫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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