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선진국 수준 줄여 고용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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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주당 손학규(사진) 대표는 8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해방 후 남북분단, 군사 쿠데타 이후 동서로 갈라져야 했던 우리 앞에 양극화로 표현되는 경제적 분열이 가로놓여 있다”며 “이 같은 ‘제3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분열’이라는 중병은 경제에서 시작돼 사회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며 “변화의 길은 민생에서 찾아야 한다. 시대적 대세인 보편적 복지를 더욱 촘촘히 보완하고 발전시켜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대표는 1993년 경기도 광명을 보궐선거로 원내에 들어온 뒤 지난해 10월 당 대표에 선출됐지만 4·27 재·보선 때까지는 원외 신분이어서 기회가 없었다.

손 대표는 연설에서 “최근 경험한 안철수 현상은 분명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한국 정치는 권력의 과도한 집중 해소와 지역주의·파벌주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국회 배속 등 의회 권한 강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고위공직자 특별수사청 설립 ▶ 석패율(惜敗率)제 도입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손 대표는 “정의로운 복지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고용정책을 혁신해 ‘사람 중심 경제’로 바꿔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실현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고 그만큼 고용을 늘리면 70% 이상의 고용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야근을 제한하는 정시퇴근제, 여름휴가를 2주로 늘리는 집중휴가제 등을 도입하면 일자리와 삶의 질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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