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에너지 협력 결실 위해선 극동 메가시티 건설 선행돼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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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고속철도와 한반도 횡단고속철도의 연결 [자료: 한러시아협회]


정부가 한국-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한-러 양국의 에너지 협력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협력이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양국의 협력 기지가 될 배후 도시(메가시티)의 건설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엄구호 한양대 교수(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는 7~8일 러시아 야로슬라블에서 개최된 '세계정책포럼' 주제발표에서 "메가시티 건설- 철도 연결-천연자원 개발을 한 데 묶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극동지역 에너지 개발 협력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에너지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수요창출을 위한 도시개발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엄 교수는 "긴장도 높은 동북아에서 다자안보체제를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협력의 수준을 높여 국가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은 국제적 공동투자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며, 한국은 그 중심 역할 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가 시티의 입지도

또 유라시아 고속철도와 한반도 철도가 만나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 메가시티 건설을 제안한 한러시아협회(회장 장치혁)의 '유라시아 통합 프로젝트(United Eurasia Project)'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고속철도는 서쪽 로테르담(EU)에서 러시아를 경유해 부산(1만3000km)까지 시속 400km로 24시간 내에 주파는 철도다. 현재 EU국가 구간은 추진 중에 있으며, 중국도 울란바토르·이르크츠크와 연결하기 위해 몽골·러시아와 협상 중이다. 이 철도가 완성되면 아시아-유럽 간 물류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되며, 러시아 극동지역 천연자원 개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아태지역의 관문도시이며, 시베리아 철도의 출발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제 활성화 전망은 매우 밝다. 이 점에서 블라디보스토크는 물류 기점인 동시에 금융과 무역 허브로 새로운 틀을 짜야 하며, 한국이 메가시티 건설 등 인근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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