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 정몽준 진실게임 … 남북축구 때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2002년 9월 7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 개막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 [중앙포토]

2002년 9월 7일 밤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남북 통일축구를 응원하러 온 6만4000명의 관중은 태극기와 한반도기(旗)를 흔들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발간한 자서전에서 당시 박근혜 전 대표가 “관중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며 자신에게 항의했다고 주장하고, 박 전 대표 측은 이를 강력 부인하면서 9년 전 상암 경기장의 상황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사정에 밝은 통일부 관계자는 5일 “남북 양측은 당시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유니폼에도 한반도기를 붙이기로 합의했다”며 “응원가를 ‘아리랑’으로, 응원도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해 6월의 한·일 월드컵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상황이라 관중이 태극기를 많이 들고 왔 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 정부가 태극기 반입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 북측 대표단도 별다른 불만 제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몽준·박근혜 전 대표의 최근 신경전이 당시의 앙금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일 월드컵 성공을 같은 해 12월의 대선 입지용으로 활용하려던 정 전 대표와 남북 통일축구를 성사시킨 박 전 대표가 ‘영역 침범’ 문제로 서로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그해 5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통일축구 개최 등 굵직한 남북 현안을 타결 지었다. 1990년 이후 12년 만의 통일축구 성사였다. 넉 달 뒤인 9월 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을 맞이하고 환영만찬을 베푼 것도 박근혜 의원이었다. 한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자서전에서 ‘박근혜 표’ 통일축구 성사를 위해 무리하게 선수소집을 해야 했던 점을 부각시킨 데서도 껄끄러운 둘 사이가 드러난다”며 “9년 전의 ‘뒤끝’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불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1951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