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커밍아웃 … “출마 결정 최대 고민은 박원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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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도가 또 한번 출렁였다. 중앙일보와 갤럽의 서울시장 보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일 출마를 접을 수도 있다는 ‘폭탄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신보다 지지율이 낮은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변호사를 위해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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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원장은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2000년 박 변호사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비영리법인인 ‘아름다운재단’을 만들 당시 자청해 이사를 맡을 정도로 박 변호사와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KAIST 교수로 재직하며 대전에 거주할 땐 서울을 오가며 박 변호사가 기획한 희망제작소의 ‘소셜디자이너스쿨’에서 강사를 맡기도 했다.

 백두대간을 종주 중인 박 변호사와 안 원장은 6일 만나 ‘단일화 담판’을 벌인다.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현재 출마 의지는 박 변호사 쪽이 강해 보인다. 그러나 여론 지지율은 안 원장이 박 변호사보다 훨씬 높다.

 이와 관련,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은 “안 원장은 지금 자신에 대한 지지는 대중의 정치현실에 대한 불만의 대리 표출로 보고 있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박원순 변호사는 물들지 않은 인물이고 시장직을 잘 수행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을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도 박 변호사가 정말로 출마를 원하면 밀어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 변호사의 측근인 희망제작소 윤석인 부소장은 “박 변호사는 당초 10일께 기자회견을 해 출마선언을 하려 했으나 일정을 당겨 8일이나 9일께 할 예정”이라며 “박 변호사도 출마 의사를 굳혀 가고 있지만 안 원장 때문에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 원장과 박 변호사가 동시에 선거레이스에 뛰어들었다가 단일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의 방안도 거론하고 있으나 안 원장은 이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는 후보 단일화로 기교 부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한다”고 한 것이다.

  박 변호사와 조율해 둘 중 하나만 ‘출발선’에 서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안 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치적 색깔’도 뚜렷이 드러냈다. 안 원장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라며 “현 집권세력이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 것은 한나라당이 문제를 촉발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보선을 통해 한나라당이)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역사가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5일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950원 오른 4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 총액은 1111억원 늘어난 4581억원이 됐고, 안 원장의 주식 재산(지분 37.1%)도 413억원 증가했다(1695억원).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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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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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現]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現]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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