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박’ 어록 광고 카피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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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트위터 회장’으로 유명한 ㈜두산 박용만(56·사진) 회장이 이번엔 카피라이터가 됐다. 두산그룹 광고 캠페인 ‘사람이 미래다’의 ‘우산 편’과 ‘카페 편’의 카피를 박 회장이 만든 것. 이 카피들은 박 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젊은이들과 직접 대화한 내용이라고 두산그룹은 4일 밝혔다.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일곱 번째 이야기’인 카페 편의 카피는 박 회장의 트위터 대화 중 일부를 활용했다. 박 회장이 어느날 자신의 트위터에 “안 될 거라고 전제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 불가능한 전제를 깔고 대화하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고 남기자 누군가가 “좋지 않은 점을 지적할 때가 언제나 난감한데 노하우가 있느냐”고 물어왔다. 박 회장은 “좋지 않은 점이란 앞으로 좋아질 점이라고 생각하려 해본다”고 답글을 올렸다. 이것이 카페 편의 카피인 ‘누가 당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하던가요/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은/그만큼 좋아질 점도 많다는 것입니다’로 탄생했다.

 ‘우산 편’의 카피는 여자 친구와의 사랑을 고민하는 대학생에게 박 회장이 해준 조언을 재현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건설기계 박람회 콘엑스포에서 대학생 참관단 10여 명을 만났다. 이때 한 대학생이 “여자친구와 오래 사귀고 있는데, 마찰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라고 묻자 박 회장은 “사랑은 관심-호기심-열정-연정-진정한 사랑의 단계를 거치는데, 중요한 것은 신뢰의 단계를 건너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답을 줬다. 광고 카피는 이것을 ‘그녀가 꽃을 좋아한다면/꽃을 선물할 것이고/영화를 좋아한다면/함께 영화를 볼 것입니다/그런데 무엇을 싫어하는지는 알고 있나요/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보다/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로 담아냈다.

 박 회장의 ‘광고 DNA’는 아들인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표가 이끄는 빅앤트인터내셔널은 ‘뉴욕 원쇼(One Show) 페스티벌’에서 3년 연속 수상하며 세계 광고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1일 포항공대 취업설명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학생들로부터 정치 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나는 효율성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사람인데 정치는 효율성보다 우선시되는 결정도 해야 된다. 때문에 반쪽짜리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정치인보다 회사 경영인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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