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한국은행 4%대 물가 목표 흔들 … 금리인상론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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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소비자물가가 5% 넘게 오르면서 금리 인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 4%대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금리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계부채며, 유럽발 재정위기며 국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다. 삼성증권 허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 이유로 ‘대외여건 악화’를 내세웠던 만큼 이 부분이 해소돼야 기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가 쇼크’에도 불구하고 1일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시장이 아직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모두 각각 전날에 비해 0.04%포인트 떨어지며 채권값은 오히려 올랐다.

 수출이 줄어든 것과 급증한 가계부채도 금리 인상엔 걸림돌이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덩달아 뛰기 때문에 서민 부담이 늘어난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장기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주요 과제”라며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 인상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매우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아직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 총재는 또 다른 자리에서 “과거 금리를 올릴 때 사고가 많이 났다”며 “지금 역시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물가 하나만 따져 금리를 올리기는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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