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전체 월례회의 오늘 소집 … 거취 표명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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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곽 교육감은 당초 8일로 잡혀 있던 서울시교육청 본청 직원 월례조회를 일주일 앞당겨 1일 오전에 하라고 지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8일 오전에는 교육감이 다른 일정이 있다는 비서실 요청에 따라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의 한 측근은 “교육감이 현재론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이 전체 월례조회를 왜, 갑자기 소집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억원 전달’을 스스로 밝힌 지 나흘째인 31일에도 곽 교육감은 입을 다물었다. 이날 오후 부인 정희정씨가 검찰에 출석하는 등 곽 교육감 소환 시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에는 휴가를 내고 검찰 출석을 앞둔 부인 정씨와 함께 서울 시내 모처에서 변호인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곽 교육감 측 변호인으로는 김칠준(5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이 나섰다. 김 변호사는 곽 교육감의 후임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스폰서 검사 파동 때 민변의 ‘검사 성·뇌물수수사건 대응팀’ 팀장을 맡았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 전 곽 교육감 측과 함께 ‘선의(善意)의 2억원’ 논리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곽 교육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가성 없는 ‘선의’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난 평생 진실고해주의자로 살았다. 진실공방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내가 프로페서(professor·교수, prefess·공언하다)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후보자 매수 혐의를 적극 부정한 것이다. 그는 “곽 교육감은 특히 ‘난 평생 도덕과 사랑의 프레임 속에 가치를 두고 살았다’ ‘진실공방주의자와 친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 측근은 “있지도 않은 작문과 소설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1일 곽 교육감이 무슨 언급을 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 사태로 시교육청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간부들은 물론 직원들도 검찰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장은 “공정택 전 교육감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1년여 동안 업무 공백이 생겼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1일 월례조례를 소집한 곽 교육감의 진의를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수련·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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