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성 총장 “지탄받는 교인, 도피처로서 정당 설립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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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학대 유석성(사진) 총장이 개신교계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31일 기자간담회에서다.

 유 총장은 교계 일각의 정당 설립 움직임에 대해 “종교의 정치참여에 반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예언자적 참여여야 한다”며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일부 목회자들이 안전판이나 도피처를 마련코자 선거 때마다 정당을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유 총장은 “경제 발전과 함께 교회 성장은 한국 교회의 이데올로기가 돼버렸다. 업적주의, 성공주의, 성장주의다. 신자들만 모으면 무엇이든 합리화되고, 정당화된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교회에 종교개혁이 필요한 때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 근본주의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복음주의란 말로 자신을 포장한다. 그게 복음주의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예수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복음주의다”라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나치에 저항하다 처형된 실천적 신학자 디트리히 본 회퍼(1906~45)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신학대는 1911년 3월13일 개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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