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 서민 주름살 깊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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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대출금리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저축은행의 대출이자가 크게 올라 주고객층인 저신용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요구를 명분으로 대출금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나선 터라 당분간 상승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86%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제자리(-0.01%)였지만 주로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연 4.9%)과 일반신용대출(연 7.79%)이 각각 0.03%, 0.26%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한 달 새 무려 2.43%포인트가 뛰어 17.5%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감소로 고금리인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금리가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예금이자 상승폭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이자는 5.25%로 전달보다 0.19% 오르는 데 그쳤다.

 금리 오름세에도 대출이 꺾일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현재 가계대출이 4조9000억원 늘어났다.

금융위 관계자에 따르면 “가파른 대출 증가세와 주로 월말에 집중되는 마이너스통장 결제 등을 고려할 때 많게는 6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들이대며 은행 대출을 억눌렀지만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의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만 반복됐다. 지난달 농협이 대출을 중단하자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으로 대출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금리인 저축은행의 대출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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