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아트센터 9월 개관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초로 멀티미디어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미술관이 생긴다. 워커힐 미술관(관장 노소영)은 오는 9월말 서울 서린동 SK사옥 4층에 디지털아트센터를 개관한다.

연구사업·정보 제공·작품 제작 등을 통해 아직 국내에선 미지의 분야인 멀티미디어 아트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시설로 인터넷 카페와 멀티미디어 공연을 할 수 있는 1백석 규모의 소극장 등이 갖춰진다. 광장동 워커힐 호텔 내의 미술관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예술과 기술의 창조적 만남' 을 지향하는 이 센터는 개념 면에서 세계 굴지의 멀티미디어 연구소인 독일의 ZKM(예술미디어센터)이나 일본의 ICC(인터커뮤니케이션센터)를 연상케한다.

하이테크의 도움이 필요한 창작자들에게 기술과 산업을 연결해 상승 효과를 내게 하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사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편의상 미술관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작품을 수집하고 소장품을 바탕으로 전시회를 여는 기존의 미술관과는 개념이 다르다.

김도영 기획실장은 "멀티미디어 아트는 21세기 예술의 총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 라며 "일회성 기획전이 아닌 데이터베이스 구축·작품 소개·작가 지원 등 실질적인 '센터' 의 역할을 구상하고 있다" 고 밝혔다.

멀티미디어 아트는 그간 몇몇 작가들을 통해 간헐적으로 소개는 됐지만 일반인들은 '난해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 사실.

센터는 비교적 이해가 쉬운 작품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SK사옥에는 센터 준비를 위해 지난해 구입한 7점의 작품을 지하 1층과 정문을 연결하는 선큰가든에서부터 로비를 거쳐 4층까지 전시 중이다.

올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에서 '레이저'라는 첨단 기술을 응용한 신작을 선보인 백남준의 'TV 첼로'를 비롯, 고(故)박현기·문주·김영진·이용백·김영란·이원곤 등이다.

선구자 격인 백남준·박현기부터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진의 작품까지 포함시켜 '멀티미디어 아트란 이런 것'이라는 힌트를 던져주고 있다.

디지털아트센터가 문을 여는 9월에는 국제 영상페스티벌인 '미디어시티 서울 2000'이 열려 멀티미디어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의 소개가 붐을 이룰 전망이다. 워커힐 미술관은 현재 디지털아트센터 운영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http://www.n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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