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와이다이’ 웅장한 사운드·풀HD도 거뜬히 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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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드러머 남궁연(왼쪽)씨가 인텔에 근무하는 미래학자 브라이언 존스와 함께 노트북 PC 화면을 대형 TV 스크린으로 감상하고 있다. 이 TV 화면은 와이다이(WIDI)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김도훈 기자]


#1. 서울 반포동에 사는 반보선(41)씨는 프로야구 매니어다. 응원하는 팀의 경기는 꼭 챙겨봐야 한다. 문제는 TV에서 중계를 하지 않는 경기들을 볼 때다. 인터넷 중계를 찾아보지만 작은 노트북 화면이 성에 차지 않는다. ‘노트북을 TV화면으로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면….’ 그는 최근 인텔의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대형 TV화면으로 야구 경기를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

#2.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이혜림(25)씨는 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늘 긴장한다. ‘기계치’인 그를 더욱 초조하게 하는 건 발표 자체보다 케이블을 연결하고 발표 자료를 대형 화면에 띄울 때다. 기술적으로 쉬운 방법은 없을까. 최근 이 회사는 사장실에 있는 TV에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 수신기를 설치했다. 자료 공유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선(線)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프로야구 매니어 반씨와 회사원 이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기술은 무선 공유 기술이다.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고도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가전 제품의 콘텐트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노트북에 내려받은 영화·드라마·사진을 가족과 함께 보거나 인터넷으로만 중계하는 스포츠 경기를 TV 화면으로 볼 때 유용하다. 최근 스마트폰·노트북과 같은 ‘손 안의 기기’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무선 공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업체들도 속속 무선 공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무선 공유 기술로는 인텔의 ‘와이다이(WiDi·Wireless Display)’를 꼽을 수 있다. 노트북에 저장된 콘텐트를 무선으로 대형 TV나 빔 프로젝터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 특히 1080p 해상도의 풀HD(고화질) 영상과 5.1채널의 웅장하고 화려한 사운드도 함께 전송할 수 있다. 인텔은 내년에 3차원(3D) 입체영상까지 지원하는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선으로 연결하면 노트북과 TV 화면을 듀얼 모니터처럼 확장해 사용할 수도 있다. 박민진 인텔코리아 이사는 “화면 확장은 단순히 동영상이나 음악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육 현장이나 비즈니스 환경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텔 ‘와이다이’ 기술을 탑재한 노트북과 어댑터가 있어야 한다. ‘와이다이’ 기술을 탑재한 노트북은 삼성·LG·HP·TG삼보 등 PC 브랜드에서 다양한 모델이 나온다.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하지만 전용 어댑터를 따로 사야 하고, ‘와이다이’ 기술이 들어 있는 노트북의 종류가 아직은 한정돼 있다. 어댑터는 넷기어·D-LINK·벨킨 등의 브랜드에서 출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도 무선 공유 기능을 내세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쉐어(All Share)’를 선보였다. TV·노트북·캠코더·휴대전화 등 ‘올 쉐어’ 기능을 탑재한 기기에 저장된 콘텐트를 무선으로 공유할 수 있다.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동영상·영화를 큰 화면의 TV에서 무선으로 재생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삼성 브랜드 기기끼리만 사용할 수 있다는 데 한계가 있다.

 LG전자도 ‘스마트 쉐어(Smart Share)’라는 기술을 내놓았다. TV와 노트북·휴대전화 등 다양한 LG브랜드 기기끼리 연동되는 점은 비슷하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3D 콘텐트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무선랜 기술에 기반을 둔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표준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일부 판매점에서 인텔 ‘와이다이’ 기술을 탑재한 행사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와이다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어댑터(넷기어 제품)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TG삼보는 9월부터 12월까지 할인 행사를 연다. TS-520 등 행사 모델을 구입한 뒤 홈페이지에 제품을 등록하면 인텔 ‘와이다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D-Link 제품)를 40% 할인된 가격(12만원)에 살 수 있다.

글=박현영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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