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온라인시장 진출 러시

중앙일보

입력

대기업들이 벤처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인터넷 보안서비스, 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 등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특히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의 거품 제거 조짐으로 자금조달과 신규투자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대기업의 온라인시장진출은 관련 업종의 판도 변화나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C, 제일제당, 삼성은 각각 국내외 정보보안 관련 기업들과 손을 잡고 인터넷 종합보안 서비스업에 진출했거나 앞으로 진출할 예정이어서 사이버패트롤, 이글루시큐리티 등 동일 업종의 벤처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SKC는 이달말께 어울림 등 국내 정보보안 전문 벤처기업 10개사, 해외유명업체등과 공동으로 인터넷 종합보안 서비스업체를 설립키로 했다.

제일제당 계열인 CJ드림소프트는 18일 미국의 유명 정보보안 컨설팅업체인 STG사, 국내 보안업체인 콤텍시스템과 공동으로 STG시큐리티를 설립했다.

이에앞서 에스원,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등 삼성 계열사들은 외국업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종합 정보보안 회사의 필요성을 외치며 지난달 말 삼성그룹내 정보보안 전문인력 60여명으로 구성된 시큐아이닷컴이라는 법인을 만들었다.

지난해말부터 벤처기업들이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에대한 대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져 건설, 화학 등 일부 업종에서는 경쟁사간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동부건설은 인터넷기업인 인터파크와 삼부토건, 성원건설, 동양고속건설 등 건설업체 10개사와 공동으로 건설자재분야의 전자상거래를 담당할 ''빌더스넷''(www.buildersnet.co.kr)을 설립, 오는 6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형 건설사와 공동으로 오는 7월께 건설부문 전자상거래업체인 ''매트플라자닷컴''(www.matplaza.com)을 설립, 빌더스넷에 대응키로 했다.

무역업계에서는 LG상사, 현대종합상사, SK상사가 화학시장 전자상거래 업체인 ''켐라운드닷컴''(www.chemround.com)을, 삼성물산은 대림산업, LG정유 등 국내외 유화관련 업체 30여개사와 공동으로 ''켐크로스닷컴''(www.chemcross.com)을 각각 설립, 7월부터 경쟁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이 한국오라클, 한국휴렛팩커드 등과 공동으로 해운물류 부문의 전자상거래 사이트(LogisticsExch.net)를 상반기중 구축키로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오라클과 제휴해 중공업 부문의 전자상거래를 담당할 업체인 ''헤비인더스트리엑스체인지닷컴''(www.HeavyindustryXchange.com)을 설립키로 했다.

이와함께 LG, 코오롱 등 상당수 대기업들은 앞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M(mobile의 약자)-비즈니스''가 뜰 것으로 보고 무선 인터넷 사업진출을 적극 모색중이다.

대기업 온라인 시장 관계자들은 "작은 벤처기업이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기업의 진출로 온라인 시장 자체의 규모가 급성장할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등을 통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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