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정보 인터넷사이트 믿어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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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데이터나 주가차트, 시황속보, 공시, 기업의 재무제표 같은 사실정보는 일반 인터넷 증권사이트보다는 가급적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나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얻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인터넷사업에 진출하는 벤처기업이 늘어나면서 증권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엄청난 숫자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이 이 사이트들을 적절히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도 더불어 급증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이 증권사이트들을 잘 활용하면 분명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증권사이트들이 범람함으로써 오히려 어떻게 정보를 얻어야 할지 혼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많은 증권사이트를 1백%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해 보자.

증권사이트는 크게 사실정보와 분석정보로 구분될 수 있다. 사실정보는 주가 데이터나 주가차트, 시황속보나 경제지에 실린 기사, 공시, 기업의 재무제표, 공식적으로 발표된 실적 등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가지고 작성된 정보나 글들이다. 이런 정보는 무엇보다 그 정보의 정확성과 속보성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운영기간이 어느 정도 경과된, 공신력 있는 사이트에서 이런 정보를 얻도록 해야 한다. 일반 증권사이트보다는 가급적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나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이런 정보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가급적 정확성 있고 내용이 풍부한 몇 개 사이트만으로 한정해 정보를 얻도록 하고 너무 많은 사이트를 찾아다니는 시간낭비를 피해야 한다. 사실정보 중에 경제신문에 실리는 기사는 증권사이트를 통해 읽기보다 해당 경제신문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석정보는 증권사이트마다 천차만별이다. 증권사이트에서 고정적으로 두는 시황란이나 추천종목, 종목분석 등이 대표적인 정보들이다. 여기에다 증권동호회 모임란이나 게시판 같은 곳에 자격에 제한없이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사이트들도 많다. 따라서 수많은 정보와 루머가 여과없이 일반투자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런 분석정보 중에는 매우 잘 분석되고 가치있는 정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여과없이 전달됨으로써 보석 같은 내용과 쓰레기 같은 내용들이 구분 안 된다는 게 커다란 문제점이다. 특히 특별한 제한 없이 게시판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 중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추천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매매전략을 광고식으로 쓰는 경우가 숱하게 많다. 이런 글들은 차라리 읽지 않는 것이 자신의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게 팔자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일반투자자들은 이런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종목추천이나 분석의 글들은 차라리 읽지 않고 무시하는 것이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만일 이런 글들 중에서 투자에 도움을 얻으려면 꾸준히 글을 올리는 사람의 글을 살펴보자. 이 사람들이 쓴 과거의 글들을 살펴보고,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고 정확도가 인정되는지를 확인해 보자. 그러고 나서 이런 사람의 글만을 투자에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뢰성 있는 필진은 일단 고정적인 조회수가 높고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경향이 높다. 그리고 ‘적극 매수’, ‘매도 절대 보류’ 같은 다소 단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쓰지 않는 경향이 높다. 그리고 단순한 종목추천의 글들보다는 매매기법이나 테크닉에 대한 글들을 선별해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주식 초보자의 경우 신뢰성있는 필진의 글들을 꾸준히 접함으로써 일관된 시황관을 가질 수 있고 주식투자에 대한 간접경험을 단기간에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일반투자자의 글들은 그럴 듯해 보여도 읽을수록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차라리 그런 글들을 읽을 시간에, 종목분석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투자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수없이 많은 인터넷 증권사이트에서 좋은 정보를 얻어 투자에 성공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투자자는 결코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 정말로 좋은 투자정보는 인터넷과 같은 공개된 매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주식투자는 자신의 투자원칙과 매매기법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증권사이트의 수많은 정보들은 그런 결정을 내리기 위한 참고 자료로만 생각해야 한다.

권정태 (주)매크로머니 이사 imanda@macromoney.com. / 이코노미스트 제 533호(200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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