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박근혜, 서울시장 보선 자기 일로 느끼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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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경상북도 청도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성역화사업 준공식에 참석해 이날 공개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만져보고 있다. [청도=연합뉴스]

여야의 유력한 대선 후보군에 속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문재인(사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느냐 여부다. 차기 대선 주자군에서 지지율이 압도적 1위인 박 전 대표가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와 방관할 경우의 선거 판세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관측이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한 재·보궐 선거에서 연전연승했다. 그래서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번도 지원 유세를 한 적이 없다. 그런 그에게 기자들이 서울시장 보선을 지원할 것이냐고 묻자 “다음에 얘기하자”는 말만 했다. 27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간 대구에서다. 그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은 28일 “보선 지원 문제에 관한 한 박 전 대표가 하신 말씀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의 분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박 전 대표가 이번에도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인사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 측근 의원은 “예전의 선거는 여권 주류가 주도하고 여권 주류가 평가받는 선거여서 박 전 대표가 운신할 공간이 없었지만 서울시장 보선은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일’로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박 전 대표의 ‘조건부 등판론’을 거론했던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어떤 일을 할 때 조건을 달지 않는다”고 했다.

 친박계에선 서울시장 보선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진다면 박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이 낮을 걸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박 전 대표는 그간 복지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실제 당 지도부에서도 ‘복지 대 반(反)복지’ 대결구도는 피하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범야권 차기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로 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판에 뛰어들 생각임을 밝혔다. 26일 밤 부산에서 열린 저서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오세훈 전 시장의 선택은 평생 봐 온 정치행위 중 가장 이해가 안 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겠다”고 한 것이다. 문 이사장은 2009년 10·28 경남 양산 재선거 때 친노무현계 인사인 민주당 송인배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는 이름만 빌려주는 수준이었다. 다만 문 이사장은 조건을 걸었다. “혁신과 (야권) 통합의 가치를 함께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 이사장은 다음 달 6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조국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야권통합 추진모임인 ‘혁신과 통합’을 출범시킨다.

김정하·박신홍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現] 법무법인부산 변호사
[前] 대통령비서실 실장(제29대)

195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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