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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한국과 미국에서 뜨는 언더핸드 투수들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미국에서 언더핸드 투수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는 삼성 라이온스의 임창용이 지난 4월14일 대 해태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23세 10개월 10일만에 기록한 것. SK 와이번스의 조규제가 세웠던 최연소 기록(28세 9개월 26일)을 무려 5년 가까이 앞당겼다.

임창용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150km의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언더 핸드 투수라고 믿을 수 없는(그동안 언더 핸드 투수들은 변화구 위주의 투수라는 고정관념때문에) 몸쪽과 바깥쪽의 빠른 볼로 우타자에게 위협을 주고 있고 전통적으로 언더 핸드 투수에게 강한 좌타자들에게는 바깥쪽 빠른 볼과 싱커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앞으로는 파워 언더핸드 투수라고 할 정도다.

100세이브를 넘긴 뒤 “김용수 선배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 세이브 기록(223개, 99년까지)을 돌파하고 싶다”고 밝힌 임창용이 앞으로 지난해와 같은 무리한 등판(71경기 출전)을 자제하고 큰 부상을 피할 수 있다면 그의 목표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또다른 파워 언더 핸드 투수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은 지난 4월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3이닝동안 무려 5개의 삼진을 잡아내 팀 최다 타이기록(그레그 스윈델)을 세웠다. 2경기에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등 파워 투수로 무장된 메이저리그 소방수들 틈새에서 진가를 높이고 있다.

도무지 조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리라고 믿기지 않는 광속구로 99년 강타자인 마이크 피아자(뉴욕 메츠),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등을 삼진으로 처리하기도 한 그는 장차 애리조나의 최고 스타로 자리잡을 태세다.

특히 김병현의 성공시대는 메이저리그에 언더 핸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잠잠하던 언더 핸드 투수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 갈기 머리와 콧수염으로 유명했던 세이브 전문 투수 데니스 엑커슬리(390세이브, 98년 은퇴)의 멋진 언더핸드 투구폼에 매료된 팬들이 김병현을 통해서 다시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엑커슬리는 정통 오버핸드 투수에서 부상으로 인해 언더핸드(정확히는 사이드)와 소방수로 보직을 바꿔 성공한 언더핸드 투수로 명성을 날렸다.

이밖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언더핸드 투수로 이름을 날린 선수가 꽤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댄 퀸센베리를 들 수 있는데 85년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으며 80년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명성을 날렸었다. 통산 244세이브를 기록.

메이저리그에서 뛴 언더 핸드 투수는 대략 10명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최근에 활약하는 언더 핸드 투수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의 스티브 카세이가 유일. 김병현과 같은 빠른 볼은 구사하지 못하지만 싱커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마무리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셋업맨으로 대부분 활동중이다.

이밖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역대 언더 핸드 투수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칼 메이스(1915~29년) 208승126패 29세이브 방어율 2.92
*엘덴 어커(1933~42년) 130승101패 2세이브 방어율 4.32
*테드 어버내시(1955~72년) 63승69패 148세이브 방어율 3.46
*켄턴 테커브(1974~89년) 94승90패 184세이브 방어율 2.85
*댄 퀸센베리(1979~90년) 56승46패 244세이브 방어율 2.76
*테리 리치(1981~93년) 38승27패 10세이브 방어율 3.15
*마크 에이크혼(1982~96년) 48승43패 32세이브 방어율 3.00
*제프 인니스(1987~93년) 10승20패 5세이브 방어율 3.05
*스티브 올린(1989~92년) 16승19패 48세이브 방어율 3.10

※ 이종률 - 現 SBS스포츠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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