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카자흐에 50억 받고 병원이름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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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도 부천의 심장병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 카자흐스탄에 병원을 수출하고 한 해 50억원 이상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게 됐다. 우리가 돈을 대지 않고 병원 브랜드 수출만으로 돈(로열티)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23~25일 중앙아시아를 방문하면서 카자흐스탄에 세종병원을 수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세종병원 박영관(72) 회장은 30일 경기도청에서 카자흐스탄 알란 앤드 넷 시스템스(Arlan & Net Systems) 대표와 ‘세종-유라시아 심장병원’ 설립 계약을 한다.

 이 병원은 올 하반기에 착공해 1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병원은 카자흐스탄 측이 짓고 세종병원은 건립 전 과정을 컨설팅한다. 연 4회 의사·간호사·행정직 120명을 국내로 초청해 의료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병원 설립 초기에는 의사들이 현지에 상주하며 정착을 돕는다. ‘세종’이라는 병원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사용료로 받게 된다. 한 해 5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82년 설립된 뒤 심장병 한 우물만 파온 세종병원에는 지난해에만 324명의 해외환자가 찾았다.

 복지부 김원종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병원 수출에 대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알려지고 외국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브랜드 파워가 올라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는 346명의 환자가 한국을 찾았고, 한국에서 쓴 1인당 의료비가 378만원으로 외국 환자 중 가장 높았다.

 진수희 장관 방문 기간 중 서울대병원은 국립의학연구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이식환자를 받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은 한 해에 30명 정도의 이식환자를 해외로 보내고 있다.

 가톨릭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카자흐스탄 대통령궁 의료센터의 의뢰를 받아 1인당 3250달러(352만원)의 교육비를 받고 그 병원 의사를 한국에서 교육하기로 계약했다. 고려대의료원도 카자흐스탄 알파라비 국립대와 메디컬센터 설립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살리닷 제케노브나 보건부 장관은 “우수한 한국 의료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진수희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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