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쿤 안경 돌풍 … 안경은 이젠 패션 아이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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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허명효 대표(左), 닉쿤(右)

“안경 사업을 하는 우리의 경쟁자는 성형외과다.” “우리 매장은 안경점이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 매장’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안경 프랜차이즈 기업가가 있다. ‘안경은 얼굴이다’란 슬로건을 내건 룩옵티컬의 허명효(48) 대표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눈이 나쁜 사람은 콘택트 렌즈를 끼거나 라식 수술을 한다”며 “안경의 기능성을 강조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안경이 얼굴을 더 예쁘게 가꿔주는 도구가 됐다는 점에서 룩옵티컬의 경쟁자는 성형외과”라고 덧붙였다. 룩옵티컬의 안경점을 ‘패션 액세서리’ 매장’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허 대표는 1993년 서울 중앙대 캠퍼스 앞에 20m²(6평) 규모 ‘룩 안경점’을 내며 안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95년엔 안경 유통업으로 지평을 넓혔다.

반신반의하던 조르지오 아르마니 안경 사업 담당자를 만나 “매출로 보여주겠다”며 국내 판권을 따냈다. 이후 캘빈클라인·에스까다 같은 명품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따내 연매출 6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안경 유통업체로 키웠다. 그는 “처음부터 안경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이 분야 일을 시작했다”며 “유통망부터 장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0여 년간 공격적으로 판권을 따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3월 드디어 오랜 꿈을 이뤘다. 서울 신촌에 국내 최대 규모(660m²) 룩옵티컬 플래그십 매장을 내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전국에 44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또 계약을 맺고 개설을 앞둔 가맹점이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자체 브랜드(PB) 제품인 ‘닉쿤 안경(사진)’은 5월 출시 후 현재까지 1만6000여 개가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허 대표는 ‘태양의 서커스’를 보고 사업에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태양의 서커스엔 동물 대신 스토리가 있다. 동물쇼에 그쳐 망해가던 서커스의 개념을 확 바꾼 것이다.

안경도 그렇게 재해석을 하려 했다. ‘안경은 얼굴이다’는 슬로건은 거기서 나온 거다. 손님들이 안경을 바구니에 잔뜩 담아서는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자유롭게 써볼 수 있도록 하고, 매장 한쪽을 카페로 꾸민 것 등도 안경점을 재해석해 확 바꾸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는 “올해 안에 국내에 300개 매장을 내고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3년 안에 해외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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