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빌딩가 해외업체 속속 입주

중앙일보

입력

서울강남 테헤란로 주변이 외국기업들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주한 외국기업들은 지방을 빼고는 대사관들이 밀집한 서울 한남동 주변이나 광화문 일대, 또는 여의도 오피스가에 산재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벤처기업 못지 않게 외국기업들도 신흥 오피스빌딩이 밀집한 강남 일대로 속속 사무실을 이전하고 있는 것.

첨단 업종을 중심으로 한 외국기업들의 국내 상륙이 급증한 데다 첨단 인프라가 구축된 새 사옥으로의 이전 바람도 거세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테헤란로 주변은 한국의 '벤처밸리' 답게 정보통신(IT)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 외국업체들의 입성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계인 델컴퓨터는 최근 여의도 사옥 시대를 접고 이 곳으로 사옥을 옮겼다.

이에 앞서 한국 엡손.퀀텀.한국 퀄컴.야후코리아.애플컴퓨터코리아.시만텍코리아.한국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코리아.선마이크로시스템즈.어도브시스템즈 등 쟁쟁한 첨단업체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 질레트코리아와 독일항공사인 루프트한자 등도 테헤란밸리 주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주변 삼성동 ASEM빌딩과 역삼동 I타워는 외국기업들의 보금자리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ASEM빌딩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를 비롯해 컴팩코리아.시스코.윈드리버.BMC 등 미국계 정보 통신회사들이 입주 신청을 끝냈다.

이밖에 화장품 메이커인 로레알, 건축자재업체인 라파즈(이상 프랑스), 소니인터네셔날코리아(일본), 대만산업은행 등도 조만간 입주할 예정이다.

전체 입주 예정 업체 중 40% 이상이 외국 업체로 채워질 전망이다.

건물관리회사인 COEX의 엄홍섭 마케팅 팀장은 "강남지역의 경우 통상 한 건물당 외국 업체의 입주율이 5%(면적기준)에 불과한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인근 무역센터빌딩 45층에는 지난해말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사무실을 옮겨 왔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사무실이 있는 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역시 내년 초에 역삼동 현대산업개발이 완공 예정인 I타워 쪽에 강남지사를 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박일규 I타워 사업팀장은 "전체 4만 평의 입주면적 중 약 3분의 2이상을 외국기업으로 채우기 위해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국계 신문에 입주 모집 광고를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밖에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신사옥에도 한국IBM.로터스.SAP코리아 등 외국계 IT업체가 동시에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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