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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세대차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32호 02면

‘세대차’라는 말은 아버지는 차가 세 대 있고 자식은 한 대도 없을 때 쓰는 말이라죠. ‘한 대도 없다’는 대목이 어째 요즘의 ‘청년 백수’ 시대와 오버랩되며 짠하게 느껴지네요. 차가 세 대나 있는 아버지와 한 대도 없는 자식 사이의 괴리는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첨예한 갈등-소통 부재, 빈부 격차 등-의 적나라한 단면 같기도 합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지난 14일 저녁 방영된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은 그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합창곡 연습에 정신 없는 ‘청춘합창단’에 지휘자 김태원이 새로운 미션을 제시합니다. 이름하여 ‘아이돌 히트곡 메들리’. 2NE1의 ‘I don’t care’를 시작으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아이유의 ‘잔소리’, 2PM의 ‘하트 비트’, 샤이니의 ‘링딩동’, 시크릿의 ‘샤이 보이’, 지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사실은 좋아했던) 히트곡을 부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노래들, 들어는 보셨나요. ‘청춘합창단’의 표정 역시 경악, 딱 그것이었습니다.
이들은 과연 이 노래를 어떻게 소화할까요. 아이돌의 최신 가요를 부르며 어르신들은 요즘 젊은이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뀔까요. 그 노래를 듣는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서로 건널 수 없다고 생각했던 강에 ‘노래’라는 ‘다리’가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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