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TV 전세계가 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말 IMF여파로 부도 직전에 몰렸던 어느 가구회사. 갑자기 해외에서 1천4백만달러 어치 납품 주문을 받고 기사회생했다. 바이어들은 "그 무슨 '한국민요' 채널에서 당신 회사를 보고 연락하는 것" 이라고 했다.

두유로 잘 알려진 S사. 최근 동남아 수출량이 두배로 급증해 싱글벙글이다. 의심반 기대반으로 아리랑 TV에 광고를 띄운뒤 한달 만의 일. 이 광고를 본 동남아 바이어들이 앞다퉈 주문한 것이었다.

케이블 채널 50번을 틀면 볼 수 있는 아리랑TV가 위성을 통해 세계에 한국의 산업.문화를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리랑TV는 국가홍보방송이라는 채널성격 때문에 국내 시청자의 주목을 받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아시아.태평양 60여개국에 종일방송을 시작하면서 8개월만에 1천2백만 시청가구(케이블 가입자 기준)를 확보, '한국의 소리(Voice of Korea)' 로 떠올랐다.

교포들에게 고국 소식이나 전해주는 수준을 벗어나 그 나라 일반 시청자나 업계 관계자들이 즐겨 시청하는 채널로 올라선 것. "아리랑TV에 소개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물량이 7백50% 신장됐다" 는 지난해 말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설문조사 발표는 이를 잘 입증한다.

황규환 아리랑TV사장은 "직원이 1백여명밖에 없는 미니방송이지만 전원이 세일즈맨 마인드로 무장하고 전세계를 누비며 권역확대 비즈니스에 몰두한 결과 아시아 지역 위성채널중 최단기 성장기록을 냈다" 고 자평했다.

특히 아리랑TV는 지난달 중국의 당.정.언론.대학등 주요기관 14곳에 수신기를 기증, 국내 방송중 처음으로 중국본토에 공식 진출했다. 또 중국 다음 가는 거대시장 인도에도 5백만 시청가구를 확보한 상태. 아리랑TV는 이어서 북남미.유럽.아프리카등 우리 방송의 미답지 3개 대륙에 9월중 진출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세계방송)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위성 3개를 추가임대해 세계방송이 성사되면 아리랑TV는 채널3개(국내, 유라시아, 미주)를 보유하고 4개 국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방송하는 거대 네트워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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