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영화처럼 3남매 은행강도 1주일 도주 끝 잡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10일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도로 밖으로 튕겨나간 3남매의 차량. [AP=연합뉴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보니 앤 클라이드’)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3남매 은행 강도가 영화 같은 추격전 끝에 일주일여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고 뉴욕 타임스(NYT) 등이 10일 보도했다.

 스트립 댄서 출신인 리그레이스 도어티(29)와 남동생 라이언(21), 의붓형제 딜런(26)은 지난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제퍼힐스에서 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렸다. 그들은 단속 경찰에 총을 쏴 부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 시속 160㎞를 웃도는 속도로 도망가던 이들은 추격하는 경찰차에 20여 발을 발사해 경찰차 바퀴에 구멍을 낸 뒤 도망쳤다. 그로부터 5시간 후엔 320㎞ 떨어진 조지아주 밸도스타의 한 은행에 마스크를 쓴 채 침입해 돈을 훔쳐 달아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도어티 남매가 “무장하고 있고 극도로 위험하다”며 최고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미 전역에 수배령을 내리고 남부 11개 주의 도로에는 이들의 사진이 실린 광고판을 세웠다. 미 언론은 이들에게 ‘보니 앤 클라이드’라는 별명을 붙였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0년대 연쇄 은행 강도를 저지르다 경찰에게 사살된 갱단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67년 영화의 주인공이다.

 도어티 남매는 지난 9일 콜로라도주의 한 캠핑점에서 텐트를 사는 것이 목격돼 경찰의 추적을 받기 시작했다. 10일 캠핑장 인근에서 경찰에게 발견된 이들은 35㎞ 정도를 총을 쏘며 도망가다 경찰이 쳐놓은 차량 차단 장치에 걸려 차량이 멈춰섰다. 리그레이스 도어티는 차에서 내려 총을 쏘려다가 경찰의 총에 다리를 맞았고, 다른 형제는 도주하다 인근 호텔에서 체포됐다. 도어티 남매는 자수를 권고한 어머니에게 “지금은 우리가 죽을 때”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