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대학 내년 정원 2918명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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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충북대는 2012학년도에 기존 학과의 정원 90명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간호학과를 신설한다.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간호학과 신입생 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의대는 있지만 간호학과가 없었던 이 대학은 취업률이 높아 인기학과로 꼽히고 있는 간호학과를 새로 만들기 위해 다른 학과로부터 60명을 빼온 데 이어 총 정원에서 30명을 추가 감축했다. 교과부가 사회적 수요가 많은 학과 위주로 대학을 개편하기 위해 보건의료 학과의 정원을 늘려주는 대신 전체 정원을 줄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2012학년도에 78개 4년제·전문대에서 정원 2918명이 줄어든다고 10일 밝혔다. 취업률이 높은 보건의료 관련 학과의 정원을 새로 배정해주되 그만큼 다른 학과의 정원을 줄이고, 총 정원도 추가 감축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교과부는 4년제 대학의 경우 늘어나는 보건의료 정원의 50%, 전문대는 100%만큼 총 정원을 줄이도록 했다.

 이에 따라 4년제 38개 대학들이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도 간호·물리치료·치위생·응급구조학과의 정원 1130명을 배정받으면서 총 정원 881명을 줄였다. 원광대가 간호학과 정원 25명을 늘리면서 총 정원 13명을 감축했고, 물리치료학과 정원 15명을 배정받은 경남대에서는 총 정원 8명이 감소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성신여대가 올해 말 간호학과에서 5명을 더 뽑는 대신 전체 정원에서 3명을 줄이기로 했다. 전문대 40곳은 간호·임상병리·치위생학과 등에서 1018명을 늘리는 대가로 총 정원 2037명을 털어냈다.

 그동안 전문대가 4년제로 승격하거나 국공립대가 통폐합되면서 정원이 줄어든 적은 있었으나 학과별 정원 조정을 통해 3000명 가까이 대학 정원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교과부 정병걸 대학선진화과장은 “2018년부터 대학에 들어갈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올해부터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기로 했다”며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경쟁력 있는 학과 위주로 개편하고 전문대에 더 많은 정원을 배정해 취업 위주의 대학을 육성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경영 부실 대학이나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에는 보건의료 정원을 주지 않았다.

 의대와 약대 정원은 동결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배정된 보건의료 관련 학과는 간호·물리치료·치위생학과 등이 대부분이다. 전국 대학 중 내년에 정원이 늘어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대학이 무리하게 학생 수 늘리기에 나서지 못하게 하고 최근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마련 중인 퇴출 작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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