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터졌다, 한 이닝 12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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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박용택

전광판 득점란에 숫자가 아닌 알파벳 ‘C’가 새겨졌다. 야구에서 ‘A’는 10점, ‘C’는 12점을 의미한다.

 LG가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한 이닝에 무려 12점을 뽑으며 13-4로 역전승했다. 1-3으로 뒤진 7회 초 17명의 타자가 나와 9안타·4볼넷으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LG는 전날까지 3연패에 빠지며 5위로 처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김광삼이 2회까지 3점을 먼저 내주며 4연패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분위기를 바꾼 주인공은 LG 주장 박용택(32)이었다. 그는 장염 증세로 이틀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은 6회 윤상균의 대타로 나와 볼넷을 얻어냈다.

 대역전극의 시작은 7회 선두 타자 김태완의 좌전 안타였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LG는 이진영의 2타점 중전 안타로 동점을 만들고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 점 차 리드로는 불안했다.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박용택이 나섰다. 그는 1사 2, 3루에서 KIA 구원투수 유동훈으로부터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날려 스코어를 5-3으로 벌렸다. LG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이병규·서동욱의 2타점 2루타와 손인호의 2점 홈런 등이 잇따라 터지며 올 시즌 8개 구단 중 한 이닝 최다인 12점을 낸 뒤에야 공격을 마쳤다. 역대 프로야구 최다 기록인 13점(1992년 LG 등 네 차례)에는 한 점이 모자랐다.

 박용택은 7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2타점 중전 안타를 때리고 9회에도 안타를 보태는 등 3타수 3안타·3타점으로 활약했다. LG는 이날 넥센을 4-3으로 꺾은 4위 롯데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대구에서는 선두 삼성이 새 외국인 투수 매티스의 6과 3분의 2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4-2로 눌렀다. 삼성 오승환은 시즌 34세이브째를 올리며 개인 통산 200세이브에 1개만을 남겼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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