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주식 제3시장 조기정착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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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꽃소식은 산유국의 원유 증산 결정에 이은 국내 휘발유값 인하와 더불어 왔다. 그러나 유달리 심한 황사와 의사 구제역이란 달갑잖은 손님도 함께 찾아 왔다.

영국의 연구기관에 의뢰한 경기도 파주지역의 수포성 가축 질병에 대한 검사 결과가 이번주 안에 나온다.

정부는 빠르고 확실하며 차분하고 철저한 대책으로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3월중 무역수지는 3억8천만달러의 흑자로 막았지만 월간 수입액이 사상 최대라서 향후 무역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4월 이후 설비투자를 늘리려는 기업이 많은데 이 또한 수입 증가로 연결된다.

이런 판에 지난주 원화 환율은 IMF 관리체제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파는 것을 따진 경상수지 흑자(1~2월중 11억달러)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 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오니(1~2월중 자본수지 흑자 51억8천만달러) 외환시장에 달러가 넘쳐나 원화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 주말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울포럼에서도 투기성 핫머니의 빈번한 유출입을 걱정하는 소리가 많았다.

그나마 지난 주말 일본 엔화가 달러당 1백2엔대를 기록하며 강세로 돌아서 우리 수출에 보탬이 될 것 같다.

3일 오전 발표될 일본은행의 기업단기 경제관측지수가 좋으리란 점이 작용했다.

마침 일본이 2000년 결산기를 시작하는 4월에 전해지는 호재라서 향후 일본 경기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엔화의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지난주 제3시장이 문을 열어 주식시장에 또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초기라 그런지 종목도 적고 가격이 급등락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같은 주식이 1백만원에 거래되다가 10원에도 매매가 이뤄졌다.

5개사가 추가 지정돼 9개 종목의 거래가 시작되는 3일부터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제3시장의 조기 정착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3일부터 서울에서 시작될 르노와 삼성차 채권단의 3차 매각 협상에 대한 느낌이 좋다. 지난주 2차 협상에서 양쪽의 입장 차가 상당히 좁혀졌기 때문이다.

한편 대우차 인수전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일본 미쓰비시의 지분을 인수해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GM과 포드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현대는 외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지만, 후계 구도를 둘러싼 다툼 이후 현대차의 계열 분리가 앞당겨질 것이고 다른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도 어려워 불리한 상황이다.

1분기 성장률이 12% 가까이 예상되는 등 얼핏 보면 경제가 순탄하게 굴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슬슬 다시 늘어나는 단기 외채와 줄어드는 무역흑자, 외형에 치우친 구조조정 등 걱정해야 할 일도 있다.

상당수 개혁 과제가 총선 이후로 미뤄졌다.

가뭄에 경제의 봄꽃이 시들지 않도록 선거 이후의 경제를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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