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장 재선거 이시종 - 윤진식 대리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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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8일 민주당 소속 우건도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이에 따라 10월 26일 치러지는 충주시장 재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출마 예상자만 1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치열해 앞으로 각 정당별 공천경쟁은 물론 본선에서의 선거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초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치적 기반이 충주인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지역구가 충주인 한나라당의 윤진식 국회의원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때문.

 이 지사와 윤 의원은 충주 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오랫동안 관료생활을 했다. 그러던 두 사람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충주에서 맞붙으면서 정치적 대립 관계를 놓이기 시작했다. 선거에서 이 지사는 3만9147표를 얻어 3만7565표를 윤 의원을 근소한 표차로 따돌렸다. 당시 충주 선거는 민선과 관선 충주시장 출신으로 재선에 도전하던 이 지사와 이명박 대통령 측근으로 ‘MB의 남자’로 불리던 윤 의원 간의 맞대결이라서 의미가 컸다. 이후 윤 의원은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지내고 나서 이 지사의 도지사 출마로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윤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자 두 사람은 지역 현안을 놓고 힘 겨루기를 했다. 대표적 현안이 충주대-철도대 통합. 윤 의원은 통합 추진단장을 맡아 사실상 두 대학의 통합을 지원했지만 이 지사는 지역여론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의원은 한 행사장에서 “이 지사께서 100개 공약을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충주대와 철도대 통합추진 문제였다”며 “지사께서 하신다고 해 추진단장을 맡았는데 안타깝다”며 이 지사를 직접 겨냥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윤 의원과 나는 막역한 친구로 싸우고 할 관계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두 사람의 입장 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시장 재선거 역시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각종 현안에서 부딪혀 온 두 사람이 영향력을 행사해 ‘자기 사람’을 지원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충주시장 재선거 후보자로는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2위에 그쳤던 한나라당의 김호복 전 충주시장과 같은 당의 이언구·심흥섭 전 충북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상규 충주시 당위원장과 김동환 충북도 의원이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유구현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민주당 강명권 충주시 의원, 이재충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이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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