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 배후는 존슨” 재클린 비밀 테이프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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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케네디(左), 존슨(右)

재클린 케네디 1962년 모습.

존 F 케네디(1917~63)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고(故)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94) 여사가 ‘케네디 암살’ 배후 인물로 당시 부통령이던 린든 존슨(1908~73) 전 대통령을 꼽았던 정황이 공개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7일 ABC방송이 케네디 암살과 관련된 비밀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이 테이프가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비밀 테이프에는 케네디 암살이 범인인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 아니며 존슨과 텍사스 기업인들이 은밀히 암살을 준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출신인 존슨은 케네디 암살 뒤 그의 임기를 이어받아 대통령이 됐으며 64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 테이프는 63년 11월 22일 케네디가 유세지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도중에 오스왈드의 총탄을 맞고 숨진 지 수개월 뒤에 녹음됐다. 이는 재클린과 미국의 저명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의 대담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그동안 보스턴의 케네디 도서관 금고에 보관돼 있었다.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한 재클린은 테이프가 공개될 경우 자신의 가족들이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해 사후 50년까지 테이프 내용을 공개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클린은 94년 64세의 나이로 암으로 사망했다.

 테이프에는 케네디가 19세의 백악관 여성 인턴과 관계를 가졌으며, 재클린이 백악관 침실에서 여성 속옷들을 발견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케네디의 바람기에 대한 보복으로 재클린도 바람을 피웠다는 내용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재클린이 바람을 피운 대상은 당시 할리우드의 스타 윌리엄 홀덴과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 창업자 지아니 아그넬리로 알려졌다.

 케네디 일가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쓴 미 역사학자 에드워드 클라인은 “재클린은 케네디가 백악관에 끌어들인 젊은 여성들을 한순간의 욕망의 대상이라고 봤으며, 자신이 혼외정사를 벌임으로써 보복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케네디와 재클린은 케네디 암살 수주 전에 결혼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ABC방송이 케네디 일가의 정치적·개인적 시련을 다룬 드라마 시리즈 ‘케네디가 사람들(The Kennedys)’을 방송하지 않는 대가로 케네디와 재클린의 딸 캐럴라인으로부터 비밀 테이프의 조기 공개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톰 크루즈의 아내 케이티 홈스가 재클린으로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ABC방송 대신 미국의 독립 케이블 방송과 영국 BBC2에서 방영됐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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