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데렐라’ 전 남편이 명예훼손 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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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수영(左), 정범진(右)

‘벤처 신데렐라’와 전신마비 장애를 겪는 재미동포 법조인의 순애보가 결국 형사고소로까지 치닫고 있다. 온라인 게임회사를 창업해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이름을 날렸던 전 웹젠 대표 이수영(46)씨와 그의 전 남편 정범진(44) 뉴욕시 판사 이야기다. 지난 6월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이번에는 정씨가 전 부인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말 이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고소장에서 “이씨가 일부 여성잡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문제 삼은 인터뷰는 두 사람이 이혼한 직후인 6, 7월 여성잡지 등에 실린 것이다. 일련의 인터뷰에서 이씨는 “(정씨가) 청혼하자마자 도를 넘는 금전을 요구했다. 결혼하자마자 수십억원의 집과 함께 전 재산을 미국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외환관리법 때문에 불법으로 큰돈을 미국에 송금하면 문제가 생기니 합법적인 방법을 찾자며 송금을 거부하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배우자 초청 영주권 신청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결혼 1년5개월 만에 이혼을 통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웹젠 투자자들과의 소송에 도움을 받으려고 결혼했다는 정씨의 주장도 부인했다. 그는 “(정씨는) 이혼소송에서 ‘재산을 분할받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휘말린) 소송 내용도 잘 모르고 있었다”며 “전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6월 정씨가 이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혼인 파탄의 책임은 이씨에게 있다”며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이씨는 2000년 창업했던 온라인 게임업체가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수백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벤처 사업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정씨는 조지워싱턴대 재학 중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뒤 뉴욕시 최연소 부장검사를 거쳐 2005년 뉴욕시 판사에 임명됐다. 두 사람은 2004년 전격적으로 결혼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이씨는 현재 게임개발업체인 굿맨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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