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10m 허들 전초전, 로블레스가 올리버보다 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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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맨앞)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허들 110m 예선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다. 12초87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로블레스는 이번 대회 결승에서 13초04의 시즌 개인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남자 100m 못잖게 주목 받는 종목이 남자 110m 허들이다.

 세계 최고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와 올 시즌 가장 좋은 기록(12초94)을 낸 데이비드 올리버(29·미국)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샹(28·중국)이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에서는 대구세계선수권 110m 허들 리허설이 열렸다. 로블레스와 올리버가 2011 런던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마지막 컨디션을 점검했다.

 오후 8시40분. 준결승을 나란히 1위로 통과한 로블레스와 올리버가 결승전 스타트 라인에 섰다. 로블레스를 소개할 때 나온 함성 소리가 올리버 때보다 컸다. 남자 100m의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갑작스러운 허벅지 통증으로 불참한 이번 대회 최고 스타는 로블레스였다.

 전광판에 “조용히 해주세요(Quiet please)”라는 글이 떴다. 1만6000명이 들어찬 경기장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출발 총성이 런던 하늘을 울렸다. 8명의 선수가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순간 터져 나온 관중의 함성으로 경기장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로블레스는 가장 먼저 첫 번째 허들에 도착했다. 스타트가 가장 빨랐던 로블레스는 선두를 놓치지 않고 질주했다. 스타트 속도가 거의 꼴찌였던 올리버는 4번째 허들을 지나면서야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블레스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13초04.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로블레스의 승리였다.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 기록과는 차이가 컸다. 하지만 대구 입성을 앞두고 라이벌 올리버를 제압한 로블레스의 표정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스타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올리버는 3위에 그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로블레스는 “대구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대구에서는 13초 안에 들어와야 우승이 가능할 거 같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노력하겠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런던=김종력 기자

◆다이아몬드 리그=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개최하는 연중리그. 아시아와 유럽·미국의 주요 도시를 돌며 14차례 열린다. 올해는 지난 5월 6일 카타르 도하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런던 대회는 12번째였다. 마지막 대회는 9월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출전 선수들은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받으며 마지막 대회가 끝난 뒤 32개 각 종목 최종 우승자(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는 상금 4만 달러(약4200만원)와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트로피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2010년부터 메인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어 삼성 다이아몬드 리그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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