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증안된 신기술투자에 모험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28일 한국이 새로운 경제도약을 하기위해서는 양적인 팽창보다는 새로운 기술에 모험을 거는 등 질적인 성장에 치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켄그린 미 버클리대 경제학교수는 연합뉴스와의 e-메일인터뷰에서 "한국은현재 조선, 철강, 반도체산업에서 나타나는 양적인 팽창이 아닌 질적인 성장-낯선것들을 낯선 방식으로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환.금융분야의 권위자로 국제통화기금(IMF)정책수석자문위원을 역임한 아이켄그린 교수는 이달말부터 4월1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울포럼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할 에정이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은 또다른 경제도약을 위해서 이제는 단순히 이미 검증된 기술에 투자하기보다는 새롭고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모험을 걸 줄 알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투자해야 하기때문에 은행금융보다 더 적절한 메카니즘인 증권시장에 더욱 많이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그러한 기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벌뿐 아니라 소규모 벤처기업에 유리한 사업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스탠포드.버클리대와 실리콘밸리간 협력과 같은 산학협력이 더욱 많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점에서 미국의 사례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또 한국의 현 경제상황에 대해 "한국의 경제회복은 높은 경제성장률에서 확연히 드러난다"며 "이전의 극심했던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아직 경기과열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이르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더욱 심도 깊고 넓은 범위의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에서부터 미국식의 금융시장,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진에 대한 높은 수준의 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정보화에 따른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정보화소외계층에 대한 교육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이번 APEC서울포럼에서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외환.금융정책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최근 미 의회와 클린턴 정부가 지정한 전문가들이 IMF개혁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 제안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금융기관들과 경제.정치환경은 바꾸지 않고 IMF와 세계은행만을 바꾸겠다는 발상이 개혁보고서의 근본적인 문제이며 이는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