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톡톡 튀는 인사·복지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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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들이 이색적인 인사.복지 제도를 잇달아 도입해 기존의 경영기법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년동안 사업부문을 맡아 성과가 인정되면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인턴CEO 제도' 를 도입하거나, 효도 통장을 만들어 사원 부모에게 직접 돈을 넣어주고 문화생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선 임직원에 보약을 먹이며 근무의욕을 북돋우고,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여행을 간다고 하면 여행경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 파격 인사제도〓초정밀 진단계측기를 생산하는 네스테크는 이달 중순 CEO를 영입한다는 광고를 냈다.

이 회사 사장이 "나보다 경영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자리를 물려주겠다" 고 선언한 것이다.

네스테크는 이달말까지 CEO후보 10명을 뽑아 각 사업장의 부문장으로 일단 발령 낼 예정이다.

1년동안 그들의 능력을 검증해 주주총회를 거쳐 새 사장으로 추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김경근 기획팀 차장은 "회사의 발전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유능한 전문 경영인을 뽑으려는 의지" 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하던 한달 유급휴가제를 올해부터 대리급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연구직의 경우 직급에 관계없이 전원 한달씩 쉬도록 했다.

회사측은 재충전 휴가제가 성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임직원에 한달 유급 휴가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인 ㈜ICG는 최근 유능한 웹프로그래머가 느닷없이 자신의 전공과 관계 없는 웹디자이너로 가겠다고 보직변경 신청을 하자 원하는대로 인사했다.

회사의 사업추진을 위해선 그가 빠지면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받아준 것이다.

이 회사 김상우 사장은 "사원이 만족해야 경영 성과를 낼수 있다는 판단 아래 보직을 바꿔줬다" 며 "새로운 분야로 갈 경우 팀장이 팀원으로 가야하지만 우리 회사에선 이런 형태의 인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고 말했다.

◇ 이색 사원복지〓정보통신기기 업체인 브리지텍은 효도수당을 만들어 임직원 부모의 통장으로 매달 5만원씩 입금하고 있다. 결혼한 사원들은 양가 부모 모두에게 돈을 지급한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래산업은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에게 매년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약을 지어주고 있으며 올 설에는 임직원 3백50명에게 30만원 상당의 보약 한재씩을 지어 먹을수 있는 티켓을 줬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글로벌인포시스는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머리를 식히는 여행을 가겠다고 하면 '아이디어 여행' 과 관련한 숙식비 전액을 지급한다.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한달 동안도 갈 수 있다.

또 일의 효율성을 위해 원하는 시간에 사우나를 할 수 있도록 5천원권 사우나 이용권을 한달에 넉장씩 주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아이마스는 지난달부터 매달 3만원어치의 문화상품권를 지급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볼링회.등산반 등 사내 동아리 모임의 소요 비용도 대부분 지급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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