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력점검 ①한화 이글스

중앙일보

입력

지난 해 챔피언 한화 이글스의 올시즌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2연패지만 마운드의 붕괴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한화는 지난 해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1, 2, 3번 선발투수들이 모두 올시즌 개막전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99시즌 18승(8패)을 올렸던 에이스 정민철은 해외진출 자격을 얻어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15승5패를 기록했던 베테랑 송진우는 겨울동안 선수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느라 훈련량이 절대 부족한 상태다.

지난 시즌 14승8패의 이상목마저 부상으로 올 전반기에는 출전할 수 없어 한화의 선발 마운드는 급격히 약화됐다.

특급 마무리 구대성이 건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마운드를 이끌었던 계형철 투수코치가 삼성으로 이적한 것도 전력상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희수 감독은 신인 조규수와 김장백, 고참 한용덕과 이상열 등에 기대를 걸고있지만 이들이 선발 3인방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화는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뒤 단기전에서 투수력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시즌 선발투수진의 붕괴는 한없이 아쉬워 보인다.

반면 공격력은 지난 해의 파괴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타선의 핵인 용병 다니엘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가 변함없이 위력적인 방망이를 간직하고 있고 90년대 초반 홈런왕이었던 장종훈이 되살아나 클린업 트리오는어느 팀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타선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강석천과 이영우, 송지만, 백재호 등도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신인 이범호와 백업 포수 심재윤도 만만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보이고 있어 공격력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장기 레이스에서 팀 전력을 살펴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수비력과 기동력은 8개구단의 평균치로 평가된다.

결국 한화는 지난 해 선발 3인방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에 따라 팀 성적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onhap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