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나스닥서 쓴맛

중앙일보

입력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잇따라 쓴맛을 봤다.

하나로통신은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상장이 사전준비 소홀로 연기됐으며, 삼보컴퓨터와 모니터 전문업체인 KDS가 설립한 e머신즈는 이날 상장은 됐으나 첫 거래에서 공모가보다 낮은 종가로 장을 마쳤다.

◇ 하나로통신〓신윤식(申允植)하나로통신 사장은 "하나로통신의 회계감사를 맡은 미국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할 상장 관련 회계감사 서류에 서명을 유보해 나스닥 상장이 연기됐다" 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2천4백만주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PWC는 "한국의 데이콤과 우리가 합작설립한 전산업무회사 DST가 하나로통신의 전산업무 하청을 받고 있어 이 사안이 SEC의 '감사법인 독립성' 원칙에 저촉되는지를 충분히 검토하기 위해 서명을 보류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PWC는 지난 1월 회사.임직원이 회계감사 대상기업에 직접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한 자율윤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SEC에 적발돼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그동안 하나로통신 상장업무를 순조롭게 처리해온 PWC가 서명을 유보한 것은 또 다시 윤리규정 위반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로통신은 PWC와 협상, 다음주 초 재상장을 추진하거나 회계법인을 교체할 계획이다. 회계법인을 교체할 경우 상장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상장이 2~3개월 늦어질 전망이다.

◇ e머신즈〓나스닥 시장에 첨단 기술기업 주식이 상장되면 투자자들이 몰려 예상 공모가가 1~2차례 오르는 게 보통이나 e머신즈의 경우 공모가 9달러보다 0.75달러(8.33%) 낮은 8.25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다.

가격 변동폭은 7.75~10달러였으며, 총 거래량은 1천6백96만주였다.

당초 e머신즈는 미국내 저가형 PC시장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됐으나 정작 투자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e머신즈는 이번 상장에서 총 2천만주를 발행, 1억8천만달러의 신규자금을 확보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