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뷰] 증권사 제시 '적정주가' 믿을 만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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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들이 내놓는 기업분석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매일 추천종목도 있지만 기업분석가(애널리스트)들이 해당 기업을 정밀 분석하고 '적정주가' 가 얼마인데 현재 주가가 얼마여서 '사라' '팔라' 는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최근 현대.대우증권이 제시한 SK텔레콤의 적정가격은 5백50만~5백80만원.

현재 주가가 4백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주가가 많이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도 되지만 적정가격과의 괴리가 너무 커 과연 그 정도까지 오를지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많다.

◇ 적정가격은 어떻게 산출되나〓적정가격은 목표가격(target pric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적정가격이 나올 때는 6개월 내지 1년이라는 기간이 표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기간 중에 주가가 그 정도 수준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실제 적정가격을 산출하는 과정 중 가장 기본적인 작업은 해당기업의 장래 실적을 추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예상 주당 순이익(EPS.예상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이 나온다.

다음으로는 해당 기업이 다른 경쟁기업이나 업종 전체의 위상으로 볼 때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주가수익비율.PER)가 되는 것이 적절한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예상 주당 순이익이 1천원이고 적절한 PER 수준이 30배로 나왔다면 3만원이 적정주가가 되는 식이다. 이는 산출방법을 단순화한 것이고 실제 과정은 다양한 지표들이 사용되며 훨씬 더 복잡하다.

◇ 매수.중립은 무엇을 의미하나〓투자의견 제시는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다. 현대증권의 예를 보자. 종목의 경우 40~50% 수익률이 예상될 때 적극매수(Strong BUY).예상 수익률이 30% 내외일 때는 매수(BUY)를 추천한다.

주가지수 등락과 비슷한 정도라면 '시장수익률 수준(마켓퍼폼.Market - perform)' 이라는 용어를 쓰며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시장수익률 이하(언더퍼폼.Under - perform)나 매도(Sell)를 추천한다.

업종을 분석할 때는 보통 비중확대.중립.비중축소 등으로 분류한다. SK증권은 적극매수.매수.보유(중립).매도.적극매도 등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 어떻게 활용하나〓실제 기업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매수를 추천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매도를 제시하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S증권 투자분석 담당자는 "우리 현실에서 매도를 추천했다가는 해당 기업과 투자자들의 항의 공세에 배겨날 수가 없다" 고 말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립 내지 보유 또는 시장수익률 수준 같은 용어는 팔라는 것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고 실토했다.

그렇다면 증권사 자료를 나름대로 검증하는 법은 무엇일까. 제일투신운용 안종현 상무는 "증권사 보고서에서 그 기업의 수익성이 호전된다는 것을 전제로 적정주가가 올라갔나 여부를 살펴야 한다" 며 "수익성 호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주가 움직임에 맞춰 적정주가가 따라가는 경우는 제대로 된 분석이라고 할 수 없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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